신청사 사무실엔 칸막이 설치, 왁스 칠 분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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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국무총리실을 시작으로 정부부처의 세종시 이전이 시작된다. 사진은 입주를 나흘 앞둔 세종청사 총리실의 모습. [프리랜서=김성태]

D-2, 대한민국 행정의 중추 기능을 세종시로 옮겨 가는 대장정의 출발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국무총리실과 기획재정부, 교육과학기술부, 국세청 등 16개 중앙행정기관의 이전이 2014년 완료되면 세종시는 명실상부한 ‘제2 수도’가 된다. 그 첫걸음이 14일부터 세종시로 옮겨가는 총리실 산하 6개 부서의 이동이다. 총리실 직원들은 14일 업무가 끝나는 오후 6시부터 짐을 싼다. 이들의 이삿짐은 5t 트럭 40대에 나눠 싣고 세종시를 향해 출발한다.

 역사적 순간을 이틀 앞둔 11일 오후의 세종시는 첫 입주자를 맞기 위한 최종 점검으로 분주했다. 한솔동에 세워진 총리실 신청사의 각 사무실에서는 칸막이 설치, 왁스 칠 등 마무리 작업을 하느라 인부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안전모를 쓴 시설관리팀 직원들은 삼삼오오 신청사 곳곳을 돌며 입주 준비에 빠뜨린 부분은 없는지, 안전 문제에 이상이 없는지를 점검했다. 방마다 조명 스위치를 하나하나 켜보며 이상 여부를 점검하는 직원도 눈에 띄었다.

 공무원들의 업무와 일상 생활을 위한 지원체계도 마지막 점검에 들어갔다. 행정도시건설청은 세종시에 처음으로 들어올 총리실 직원들을 위해 세종시 주택 매물과 전·월세 정보 등이 담긴 핸드북을 제작했다. 또 첫마을∼중앙행정기관 사이(3.6㎞)에 자전거길 조성을 완료했다.

 총리실 청사를 포함해 모두 17개 건물로 구성되는 중앙행정타운의 공사도 한창이었다. 현장에서 만난 행정도시건설청 이충재 차장은 “현재 공정률 76%로 순탄하게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주거단지로 조성된 첫마을에서 만난 주민들은 기대와 설렘을 감추지 않았다. 첫마을에는 이미 공무원과 가족 1만3000여 명이 입주해 있다. 국무총리실 새만금추진기획단 소속 직원 최연수(42·여)씨는 지난 2월 아파트 분양을 받고 가족이 이사해 온 이래 7개월 동안 서울 광화문의 정부 청사로 출퇴근을 해 왔다. 최씨는 “그동안 하루 왕복 4시간20분씩을 길에다 허비했는데 이제는 출퇴근 시간이 5분으로 단축된다”며 “ 이제 비로소 온전한 세종시 시민이 된 기분”이라고 말했다.

 공무원들의 대이동이 시작됨에 따라 부동산 시장도 들썩이고 있다. 첫마을 아파트 102㎡는 프리미엄이 올해 초(5000만원)에 비해 1000만원 정도 올랐다. 세종시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안정환(53)씨는 “지난해 이맘때에 비해 땅값이 20% 이상 상승했다”고 말했다. 전국적 현상인 부동산 불경기에서 세종시는 예외를 누리고 있다. 지역 주민들도 들떠 있다. 세종시가 건설되기 전부터의 토박이인 임재긍(57)씨는 “내가 태어나 살고 있는 고향이 드디어 대한민국 행정수도로서의 제 모습을 갖춰 나가고 있어 뿌듯하다”고 말했다.

중앙행정기관, 세종시 이전 계획

2012년 국무총리실·기획재정부·공정거래위원회·농림수산식품부·국토해양부·환경부(6개)
2013년 교육과학기술부·문화체육관광부·지식경제부·보건복지부·고용노동부·국가보훈처(6개)
2014년 법제처·국민권익위원회·국세청·소방방재청(4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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