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태섭 "안 원장에 보고 후 회견" 정준길 "이런 게 안 교수가 원하는 정치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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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26년 지기(知己)가 공개적으로 갈라서는 데 채 1시간이 안 걸렸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네거티브 팀장’ 격인 금태섭 변호사는 6일 오후 3시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안 원장이 불출마 종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서울대 법대 86학번 동창이자 검찰 1년 후배인 정준길 새누리당 공보위원을 거명하면서다.

 -정 위원이 4일 갑자기 전화했나.

 “갑자기 아침에 전화가 왔다.”

 -다른 협박이나 위협이 있었나.

 “새누리당 대선기획단 측에서 한 것은 지금 말씀드린 것이 (전부)다.”

 -통화 내용 녹취했나.

 “녹취록은 없다. 제가 상상할 수 있는 내용이 아니다. 법률가로서 오늘 말씀드린 내용에 한 자도 틀림이 없다.”

 -왜 4일 전화받고 6일 발표하나.

 “여러 사람과 상의하고 많이 고민했다.”

 -안 원장의 반응은.

 “4일 아침에 말했는데 ‘정말인가요?’ 하고 다른 말은 없었다. 사실 여부를 재차 삼차 확인했고, 한 치 의혹이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 발표에 대해선 오늘 아침 (안 원장에게) 말했고, 별다른 말은 없었다.”

 -진상규명과 관련, 수사기관에 의뢰할 것인가.

 “여러 사람과 상의해보고 추후에 결정하겠다.”

 금 변호사는 회견장을 떠나면서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면서 정보기관이 개입됐다고 주장하는 건 모순 아닌가. 회견에 포함 안 된 내용이 더 있나”라는 질문에 “오늘은 기자회견에서 한 얘기까지만 하겠다”며 추가로 폭로할 내용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정 위원은 오후 4시 국회 기자회견장에서 “20여 년 넘은 친구 사이를 갈라놓으려는 정치에 환멸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오늘을 계기로 정말 가깝고 친하게 지냈던 친구 한 명을 잃었다”고 했다. 그는 한때 울먹였다. 그러곤 “금 변호사가 사실을 과장하고 있지도 않은 부분까지 얘기하는 게 안 교수가 바라고 원하는 정치냐”고 반문했다.

 -배후에 정보기관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태섭이가 내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알고, 나도 태섭이가 어떤 사람인지 잘 안다. 그런 식으로 얘기하는 건 적절치 않다. 태섭이가 나를 걱정하는 부분은 (내가) 2002년 (대검) 특수3부에서 ‘패스 21’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안랩이 연루된) 산업은행 관련 부분도 조사했던 실무 검사였다는 거다. 여러 가지 의혹들,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관계돼서 당시에 수사하던 연장선상에서 내가 그런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안 원장이 대선에 나오면 죽는다고 했나.

 “시중에 떠도는 여러 의혹을 제대로 설명하거나 검증받지 못하면 대통령에 나가더라도 쉽지 않은 것 아니냐는 취지의 얘기를 했는데, 죽일 거다, 살릴 거다는 너무 과장된 얘기다.”

 -금태섭과 4일 이전에 얘기하거나 만난 적은 있나.

 “메시지 한두 번 주고받은 게 전부다.”

 -어떤 내용이었나.

 “그가 (페이스북에) ‘진실의 친구들’로 글을 쓰는데 혹시나 정확하게 확인하고 하는 것인지, 내가 모르는 부분이 있어서 신중하게 답변하는 게 좋겠다는 취지의 얘기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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