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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전화 받았나 묻자 김석동 “검찰 수사 중이라 …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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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박지원(70) 민주통합당 원내대표가 임건우(65·구속기소) 전 보해양조 회장으로부터 보해저축은행 퇴출 저지 청탁을 받은 자리에서 김석동(59) 금융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6일 확인됐다. 임 전 회장은 보해저축은행의 대주주다. 검찰은 이에 앞서 지난 7월 오문철(59·구속기소) 보해저축은행회장에게서 “박 원내대표에게 직접 3000만원을 건넸고, 임 전 회장 역시 3000여만원을 줬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를 진행해 왔다. <본지 7월 9일자 1, 6면>

 이후 임 전 회장은 검찰에서 “지난해 3월 박 원내대표의 의원회관 사무실로 직접 찾아가 ‘은행 퇴출을 막아 달라’는 부탁과 함께 3000만원을 건넸고 그 자리에서 바로 박 원내대표가 김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줬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진술을 바탕으로 7월 31일 대검찰청에 자진출석한 박 원내대표에게 사실인지 물었지만 박 원내대표는 강하게 부인했다고 한다.

 금융위는 지난해 2월19일 부실경영 등을 이유로 보해저축은행에 영업정지 조치를 했다. 하지만 바로 퇴출을 결정하지는 않았다. 퇴출 여부는 금융위의 경영평가 등을 거쳐 최종결정됐다. 검찰은 임 전 회장이 당초 예정됐던 금융위의 경영평가 시기를 연기하도록 부탁해 달라고 박 원내대표에게 요청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 박 원내대표와 김 위원장의 통화 이후 실제로 경영평가가 연기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오 회장 등 보해저축은행 관계자들은 검찰에서 “경영평가를 연기한 뒤 자금을 보충해 회사 부실을 없애는 방법으로 퇴출을 모면할 계획을 세웠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 측은 “검찰이 수사 중이라 이에 대해 언급할 사항이 없다”고 알려왔다. 박 원내대표 측은 “임 전 회장과는 커피 한 잔 마셔 본 적이 없다”며 “나를 둘러싼 ‘카더라’ 통신이 떠도는데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말한 바 있다. 또 이날 박 원내대표는 “돈을 받은 사실도, 전화한 사실도 없다.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특정 정치세력의 야당 골탕 먹이기식 허위사실 유포”라고 관련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검찰은 조만간 박 원내대표를 둘러싼 여러 혐의를 묶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박 원내대표는 2010년 6월 전남 목포시 용해동 사무실에서 오 회장에게서 “보해저축은행에 대한 수원지검 수사와 금융감독원 검사가 잘 마무리되게 힘써 달라”는 부탁과 함께 3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이와 함께 검찰은 김성래(62·여·구속기소) 전 썬앤문그룹 부회장이 보해저축은행의 퇴출을 막아 달라며 오 회장 측에서 4억원을 받아 박 원내대표 측에 전달한 정황을 포착해 수사 중이다. 검찰은 박 원내대표가 임석(50·구속기소)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5000여만원어치의 금품을 받았다는 진술도 확보하고 있다. 또 대검 중수부가 수사 중인 민주당 ‘돈 공천 의혹’과 관련해 박 원내대표의 연루 의혹이 불거진 상태다.

 합수단은 7월 30일 박 원내대표에 대해 저축은행 관련 비리 혐의로 체포영장을 청구했다가 이튿날 그가 자진출석하자 철회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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