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초록색 LG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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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들아,모여라”

지난 시즌 화끈한 공격농구로 정규리그·플레이오프 준우승을 차지했던 프로농구 LG의 김태환감독이 ‘친위대’를 동원해 정상에 재도전한다. 김감독은 중앙대 감독 시절 지도했던 제자들을 중심으로 팀을 재편하고 있다.

이제 거의 완성 단계다.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송영진을 1순위로 지명한 후 박훈근을 동양에 내주고 조우현을 받은 김감독은 25일 지난 시즌 맹활약한 슈터 이정래를 삼성에 내주고 루키 황진원을 받아들였다.

24일에는 KCC에서 정종선을 불러들였다.형식은 김태진·이상영을 내보내고 정종선·강대협을 받는 2대2 트레이드였지만 김감독의 타깃은 분명히 정종선이다. “내가 키워 쓰겠다”는 의지의 표현인 것이다.

LG는 지난해 KCC로 보낸 양희승(조성원과 맞트레이드)을 비롯,박훈근·이정래 등 고려대 출신을 대거 방출했다. 창단 당시 주축을 이뤘던 고려대의 붉은색은 다 빠지고 중앙대의 초록색이 짙게 물들었다.

김감독의 팀 개편은 자신의 농구를 잘 이해하는 수제자들로 전력을 다듬어 정상에 도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김감독의 농구는 워낙 변칙이 많아 경험 없는 선수가 수행하기 어려운 면이 있다.

놀라운 것은 LG 구단이다. 구단은 감독이 원하는 선수를 보급해 주는 것이 원칙이지만 아직도 학연을 따지는 상황에서 감독의 주문에 묵묵히 응해주고 있는 구단 운영도 김감독의 농구만큼이나 파격적이다.

중앙대 중심의 팀은 전성기의 기아에 이어 LG가 두번째다. 기아는 아마추어 시절 천하통일을 이뤘고 프로 원년 우승을 달성했다.‘초록 LG’가 기아의 위업까지 재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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