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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옷 입은 도요타 캠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7면

신형 캠리의 안팎엔 103가지의 변화가 녹아들었다.

한국도요타가 지난 1월 국내에 출시한 신형 캠리 하이브리드의 판매가 심상치 않다. 출시 이후 7월까지 누적 판매가 벌써 957대에 달한다. 이미 지난해 연간 판매 249대를 가볍게 넘어섰다. 이전 세대 캠리 하이브리드의 판매량은 가솔린 모델의 10%를 넘지 못했다. 그러나 7월까지 누적기준으로 신형 캠리 하이브리드의 판매비중은 가솔린 모델의 29%에 달한다.

 ‘깜짝 반전’의 비결은 상품성이었다. 신형 캠리 하이브리드는 기존 2.4L 엔진을 업그레이드한 2.5L 엔진을 달았다. 힘을 키웠을 뿐 아니라 마찰과 저항을 꼼꼼히 줄였다. 압축비가 변하는 앳킨슨 방식을 도입해 효율도 높였다. 여기에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얹어 최고의 궁합을 완성했다. 기존 모델대비 20%나 향상된 23.6㎞/L의 연비가 그 방증이다.

 오늘날 도요타는 하이브리드카의 대명사격 브랜드다. 이 분야의 선구자이자 선두주자인 까닭이다. 이미 1977년 도쿄모터쇼에서 하이브리드 컨셉트카를 제안했다. 1997년엔 세계 최초의 양산 하이브리드카인 프리우스를 선보였다. 이후 도요타는 지난해 2월까지 300만대 넘는 하이브리드카를 판매했다. 또한 올해 말까지 총 10개의 신차를 선보일 계획이다.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를 짝지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핵심은 에너지 효율의 극대화다. 전기 모터 단독으로 차를 움직일 수 있다. 또한 가속이나 감속, 정차했을 땐 에너지를 충전한다. 나아가 필요한 만큼 엔진과 모터의 동력을 정확하게 나눠 쓸 수 있다. 한 줌의 에너지도 낭비하지 않고 모아 적절하게 쓴다. 이 같은 ‘알뜰정신’이 도요타 하이브리드의 최대 장점이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라면 으레 겁을 먹기 쉽다. 실제로 심오한 기술이다. 하지만 소비자는 신경 쓸 필요없다. 평소처럼 운전하면 된다. 그러면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알아서 효율을 챙긴다.

뜨거운 인기몰이 중인 신형 캠리 하이브리드

신형 캠리 하이브리드는 운전하는 즐거움을 위한 선물도 챙겼다. EV(전기차)와 에코 모드 스위치다. 필요에 따라 두 스위치만 적절히 활용하면 누구나 ‘연비 왕’으로 거듭날 수 있다.

 EV 모드에선 전기모터만으로 달린다. EV 버튼을 누르면 엔진의 인내심이 성큼 치솟는다. 배터리의 충전량이 적정선보다 좀 더 떨어져도 엔진을 잠자게 내버려 둔다. 이른 새벽 이웃을 깨우지 않고 조용히 주차장 빠져 나가고 싶을 때 요긴하다. 에코 모드도 있다. 그런데 EV 모드처럼 엔진을 의도적으로 ‘왕따’시키진 않는다. 대신 에어컨과 히터를 최소한만 쓴다.

 한국도요타는 신형 캠리를 내놓으며 ‘103가지 변화’를 강조했다. 이전 캠리보다 103가지 항목이 새로워졌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가격은 오히려 내렸다. 가솔린 모델은 이전보다 100만원 싼 3390만원, 하이브리드 모델은 무려 300만원 저렴한 4290만원이다. 나아가 캠리 하이브리드는 친환경차로 분류돼 다양한 세제혜택도 기대할 수 있다.

 한국도요타의 김성환 차장은 “신형 캠리 하이브리드 구매고객 중 상당수가 동일 가격대의 수입 디젤모델과 저울질하다 넘어온 경우”라고 밝혔다. 최근 다양한 신차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모양과 얼개가 제 각각이다. 하지만 국내 소비자의 기본적 취향엔 흔들림이 없다. 기름 값과 정숙성에 민감하고 덩치와 공간이 넉넉한 차를 선호한다. 캠리 하이브리드는 그 교합지점을 절묘하게 파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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