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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만화 열풍 중국 상륙 … 2억 소황제 잡아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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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중국이 한국 책 수출의 주요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29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열리는 2012 ‘베이징국제도서전’ 현장. 국내 베스트셀러 학습만화인 『why』를 발간한 출판사 예림당 부스에서 한국과 중국 관계자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한국 아동도서가 중국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29일 닻을 올린 ‘2012 베이징국제도서전’은 한국 아동도서에 대한 중국인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한·중 수교 20주년을 맞아 올해 도서전 주빈국으로 초청된 한국은 출판사, 저작권 에이전시 등 모두 72개사가 참여했다. 이들 중 아동 출판사는 28개였다. 천재교육·예림당·비룡소·한솔교육 등은 대규모 부스를 차리고 중국 측 바이어를 맞았다.

 이런 움직임은 최근 중국의 아동 도서 시장이 급격하게 커졌기 때문이다. 2011년 기준 중국의 0세~14세 인구는 약 2억2000만 명으로 경제 성장과 맞물려 학부모들의 교육열도 높아졌다. 지난해 아동 도서 시장규모는 56억 4000만 위안(약 1조원) 정도로, 총 도서 발행 총액인 400억 위안(약 7조1470억원)의 14.2%를 차지했다.


『마당을 나온암탉』의 중국어판 버전.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11.6%가 성장한 것이다. 중국 아동 서적을 발간하는 지에리출판사 판빙빙 편집장은 도서전 세미나에서 “중국은 이제 막 아동문화산업이 발전하기 시작했다. 시장 점유율이 미국이나 유럽처럼 20%까지 올라간다고 예측했을 때, 최소 20억 위안의 발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 때문에 중국 출판계는 세계적으로 검증된 베스트셀러 판권을 확보하기 위한 물밑 경쟁이 치열한 상태다. 특히 한국의 경우는 학습만화가 강세다. 한국 부모의 높은 교육열로 인해 학습만화의 수준이 높기 때문이다.

 국내 베스트셀러이기도 한 『why』(예림당) 시리즈는 이미 80여 권의 저작권이 중국에 수출됐다. 『why』를 수입한 중국 세계지식출판사 레이첼 왕 편집팀장은 “학습만화 분야에서는 한국 서적의 판매가 압도적”이라며 “지식을 접근하고 해석하는 부분이 같은 동양이라 잘 통하고, 기획력과 구성이 탄탄해 눈이 높아진 중국 학부모들이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이번 도서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부스를 차린 천재교육도 지난해부터 중국 저작권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신만만원리과학』 『돌잡이수학』 등의 학습 시리즈가 수출됐다. 홍보담당 김희진 과장은 “한국의 수학, 과학 분야 책에 관심이 많은데, 딱딱하고 질릴 수 있는 내용을 그림·만화 등으로 흥미롭게 풀어내 짧은 시간에 높은 학습 효과를 낼 수 있는 점이 인기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엔 학습서뿐만 아니라 그림책·동화·청소년 소설 등의 창작물 수출도 활발해졌다. 국내 베스트셀러인 황선미 작가의 『마당을 나온 암탉』(사계절)은 지난해 수출돼 2만부 이상이 팔렸다. 이 작품에 이어 황 작가의 『 과수원을 점령하라』도 판권이 팔린 상태다.

 비룡소 역시 최근 『엄마와 함께 보는 성교육 그림책』 지식그림책인『스티브잡스 』 등 다수의 창작 그림책을 중국에 수출했다. 비룡소 김은하 편집장은 “중국은 한 자녀 정책 때문에 부모가 아이에게 아낌없이 주겠다는 마음이 크다. 이 때문에 책도 10권 이상 되는 전집이 잘 팔린다. 마치 우리가 1980~90년대에 외국의 좋은 책을 대량으로 수입했던 것처럼, 중국도 그 시기를 지나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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