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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단기 유학 프로그램 참가한 황혜준양

중앙일보

입력

황혜준양

황혜준(서울 구룡초 6)양은 영어책을 보는 게 즐겁다. 외국인을 만나도 수줍어하던 과거와 달리 자신 있게 먼저 말을 걸며 대화를 한다. 지난해와는 영 딴판이다. 그 때는 영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 어려운 단어나 지문이 나오면 영어책을 옆으로 미루고 다른 과목부터 공부하기 일쑤였다. 1년도 안 된 짧은 시간에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답은 필리핀 유학 프로그램이다. 필리핀에서의 3개월은 황양에게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안겨줬다.

4명 내외 소그룹으로 나눠 수준별 수업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를 공부할 땐 일단 그 언어를 많이 말하고 읽고 써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조언이다. 영어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일상에서 24시간 영어만 쓴다는 건 쉽지 않다. 외국으로 어학연수를 떠나려 해도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다 효과도 의문이다.

필리핀 단기 유학은 이런 우려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 중 하나다. 일상에서 영어를 마음껏 쓸 뿐 아니라 원어민 강사로부터 1대 1 수업을 받아 영어 향상 속도에 ‘날개’가 붙는다. 그러면서도 비용은 미국이나 캐나다 등에 비해 저렴하다. 이런 장점 때문에 황혜준 양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필리핀 행을 택했다.

생각처럼 늘지 않던 영어가 고민이던 황양은 지난해 11월 3개월 과정의 필리핀 유학 초등교육과정에 참여했다. 짧은 시간이 었지만 영어 성적이 많이 올랐고, 무엇보다 영어 말하기에 부쩍 자신감이 붙었다. 영어 공부에 흥미가 생겼고 옆으로 미뤄뒀던 영어책을 찾아 보기 시작하면서 실력은 나날이 늘었다. 급기야 영어성적을 더 높이고 싶다는 욕심이 들어 지난 6월 필리핀을 다시 찾았다.

“선생님이 항상 옆에서 틀린 문법을 고쳐주고 발음을 교정해주니까 실력이 빨리 느는 것 같아요. 수업 시간뿐 아니라 기숙사에서 친구들과도 영어로 대화해야 하니까 단어나 문장 표현력도 금세 늘어요.”

필리핀 유학의 가장 큰 장점은 역시 원어민 교사와의 1대 1수업, 4명 내외의 소그룹 수업을 진행해 수준별 수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학생들은 수준에 따라 매일 20~50개 단어를 외운 뒤 시험을 본다. 만일 시험에 통과하지 못하거나 그날 과제를 끝내지 못하면 늦게까지 남아 공부해야 한다. 또 매주 토요일엔 한 주 수업에 대한 시험을 보며 배운 내용을 잊지 않도록 한다. 초등학생에겐 다소 빡빡한 일정처럼 보이지만 아이들은 이 과정에서 배려심을 키우기도 한다.

황양은 “친구들이랑 하루 종일 같이 생활하다 보니 서로 돕고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다”며 “늦게까지 공부해야 할 때 서로 돕기도 하는데 이런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배려심이나 협동심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나의 주제를 놓고 선생님과 학생들이 토론을 펼치는 그룹수업도 황양은 무척 마음에 든다. 말을 할 때 필요한 단어나 표현을 바로 배워 말하면서 암기가 되기 때문이다. 또 팀원들로부터 나오는 다양한 목소리와 억양은 훌륭한 듣기 연습이 되기도 한다.

주말에 영화관람·쇼핑하며 생활영어 활용

필리핀에선 기숙사에서도 영어공부가 이어진다. 4명이 한 방을 쓰는데 상주하는 원어민 선생님이 부모와 떨어져 낯선 나라에서 지내야 하는 아이들을 세심히 살핀다. 수업과정이나 친구들과의 문제, 낯선 곳에서의 적응에 고민을 가진 아이들을 상담하고 다독인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은 수업시간에서 배울 수 없는 일상생활 영어를 체득한다.

주말마다 하는 영화감상이나 쇼핑, 또한 달에 한번 외출하는 야외활동 역시 아이들에겐 영어를 익히는 데 좋은 기회다.황양 역시 이를 공부 스트레스를 푸는 시간과 동시에 배운 영어를 활용하는 기회로 이용하고 있다. “야외활동을 갈 땐 쇼핑을 하기도 하고 놀이동산이나 바닷가에 놀러 가기도 해요. 처음 필리핀에 왔을 땐 밖에 나가서 말을 하는 게 조금 겁이 나기도 했어요. 하지만 수업시간에 익혔던 영어로 모르는 사람과 대화도 하고 필요한 물건을 산다는 게 재밌어요.”

필리핀 유학의 또 다른 특징은 한국으로 돌아갔을 때를 대비해 영어 외 수학수업을 진행한다는 점이다. 매주 수학을 보충해 주고 한국으로 돌아갈 땐 다시 한 번 총 정리를 한다. 덕분에 아이들은 한국에서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뒤처질 걱정을 하지 않는다.

<글=심영주 기자 yjshim@joongang.co.kr 사진="클래스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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