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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하면 된다’ 박희상, 물러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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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박희상

소속팀 선수들과 마찰을 빚었던 박희상(40) 러시앤캐시 감독이 사실상 물러났다. 러시앤캐시는 기존의 우리캐피탈이 운영을 포기한 후 지난 시즌 드림식스를 거쳐 14일 네이밍 스폰서를 통해 다시 이름을 바꿨지만 감독 문제로 새로운 혼란에 빠지게 됐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박희상 감독이 수원컵 프로배구 대회 잔여 경기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23일 밝혔다. KOVO 관계자는 “23일 오전 연맹 수뇌부와 박 감독 사이에서 그런 결정이 났다. 최종 거취는 수원컵 이후 나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희상 감독은 2010년 7월 김남성 전 감독을 대신해 감독대행을 맡은 뒤 지난해 1월 정식 사령탑에 올랐다. 1993년부터 2000년까지 국가대표를 지내며 ‘배구도사’로 불리던 스타 선수 출신이었기에 취임 당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당초 기대와 달랐다. 젊은 선수들과의 사이에서 마찰음이 잇따라 터져나왔다. 의욕이 앞선 나머지 정신력과 투지를 지나치게 강조해 지도 방식을 둘러싼 불화가 싹텄다.

 특히 수원컵 시작 직전 박 감독에게 반발한 선수들이 러시앤캐시의 관리 주체인 KOVO 박상설 사무총장을 만나 ‘감독 보이콧’ 의사를 밝힌 게 결정적이었다. KOVO는 즉시 선수 및 감독과 면담을 통해 사태를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박 감독도 “선수들과 어느 정도 트러블은 있었지만 보이콧이나 파국이라는 표현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대회 도중 가혹행위와 내분 조장 등의 의혹이 추가로 터져나오며 논란은 더욱 커졌다. 결국 박 감독이 수원컵 잔여 경기에 나서지 않기로 하면서 사실상 퇴진 수순을 밟게 됐다. 러시앤캐시는 이날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남자부 B조 KEPCO전에서 세트스코어 3-0으로 이겨 준결승행 막차를 탔 다. 여자부 B조에서는 GS칼텍스가 KGC인삼공사를 3-0으로 꺾으며 조 1위로 준결승에 올랐다.

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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