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푸드뱅크 사업…야영지서 식품 나눠 먹고 저소득층 배달 서비스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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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기초푸드뱅크에서 쌀, 라면 등 생필품을 전달하고 있는 모습.

푸드뱅크 사업이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잉여식품 재분배 은행’ 또는 ‘식품은행’으로 불리는 푸드뱅크가 팔고 남았거나 유통기한이 임박한 채소·빵 등을 사회복지시설 등에 무료로 공급하는 전통적인 방식을 벗어나고 있는 것이다.

 푸드뱅크는 1967년 미국에서 처음 시작된 후 선진국에선 일반화 됐다. 국내에선 IMF사태 이후인 1998년 1월 서울, 부산, 대구, 과천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2000년 한국사회복지협의회를 전국푸드뱅크로 지정하면서 전국적인 사업망을 갖추었다. 지금은 보건복지부와 지자체, 종교·시민단체가 참여하면서 전국 600여 곳에서 저소득층 등에 식품과 생필품을 공급하고 있다.

 최근에는 야영장에서 식품을 나눠 먹는 푸드뱅크가 등장하기도 했으며 저소득층의 혜택을 높이기 위해 배달하는 이동식 서비스도 도입됐다. 정부에서도 푸드뱅크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푸드뱅크에 물품을 기탁한 사람과 기업에게는 10%~15%의 세금감면 혜택을 주고 있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전국푸드뱅크에 따르면 푸드뱅크에 식품들을 기부한 기업과 개인은 지난 2005년 1만2392곳에서 지난 4월 기준 4만1016곳으로 3.3배가 늘었다. 수혜자도 매년 늘어나는 추세다. 푸드뱅크를 통해 음식과 생필품을 공급받는 사람은 2005년 하루 평균 7만6000명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하루 평균 23만8000명으로 늘어났다.

 또 2011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서 발표된 ‘푸드뱅크 활성화 방안연구’ 자료 속 식품기부자를 살펴보면 지난해 2월말 기준 식품도소매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6,944명으로 가장 많다. 그 다음은 식품제조가공업이 5,221명으로 분석됐다. 기타와 개인기부자 등을 포함하면 6,992명으로 가장 많다.

 푸드뱅크에 식품을 기부하고 싶은 사람은 아파트단지, 대형마트에 있는 식품 기부함을 이용하면 된다. 식품 기부함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경우는 푸드뱅크 전국 대표번호(1688-1377)로 전화하면 가까운 곳에 위치한 푸드뱅크마켓을 안내 받을 수 있다.

푸드뱅크에 기부할수 있는 품목으로는 통조림, 라면 등의 가공식품과 쌀, 콩, 보리 등의 농산물, 치약, 샴푸, 비누 등 유효기간이 경과되지 않는 물품들이다. 가정에서 사용하지 않아 처분하기 아까운 잉여물품이나 자투리 물품도 기부할 수 있다. 이밖에 개인이 조리한 식품과 가공식품도 기부할 수 있다. 품목에는 제한이 없지만 유통기한이 짧은 만큼 부패할 염려가 없는 음식을 기부하는 것이 좋다. 과거에는 식품업체들이 영업 종료 후 남은 제품들을 기부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업들이 식품을 구매해 기부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한편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등 푸드뱅크 식품을 받고 싶은 사람은 1688-1377로 전화해 상담한 후 이용할 수 있다.

오두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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