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가 작사자는 안창호 선생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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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작자 미상’ 상태였던 애국가의 작사자가 도산 안창호(1878~1938·사진) 선생이란 주장이 나왔다. 흥사단은 19일 “도산 선생이 1907년 3월 평안남도 선천예배당에서 애국가 가사를 지은 사실을 증언과 자료로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흥사단은 지난해 3월 독립운동가 윤형갑(1904~61) 선생의 증언을 채록한 손자 윤정경(76)씨의 CD 자료를 입수했다. 증언에 따르면 도산은 1907년 3월 7일 선천예배당에서 신도들이 ‘백두산과 두만강물이’ 찬미가를 스코틀랜드 민요인 ‘올드 랭 사인’에 맞춰 부르는 걸 듣고 영감을 얻었다. 이후 평양에 가 이틀 동안 금식기도를 하며 애국가 가사를 썼다고 한다.

 흥사단은 또 상해 임시정부 시절 안창호 선생의 비서를 맡았던 독립운동가 구익균(105)옹이 올해 2월 “애국가 작사자에 대해 안 선생에게 질문하자 ‘맞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흥사단에 증언했다고 밝혔다.

 애국가 작사가는 1955년 정부가 증거부족 등의 이유로 작자 미상으로 결론 내린 뒤 지금껏 규명되지 않았다. 하지만 애국가 가사가 기록된 가장 오래된 노래집 ‘찬미가’(1908)가 ‘윤치호 역술(譯述)’로 돼 있고, 1910년 9월 미주 신한민보에 소개된 윤치호의 ‘국민가’가 애국가 가사와 일치하는 점 등을 들어 윤치호가 유력 후보로 거론돼 왔다.

흥사단은 이에 대해 “도산 선생이 애국가가 대중들에게 퍼지기 바라는 마음에서 윤치호에게 작사가 이름을 양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애국가 연구자 김연갑 한겨레아리랑연합회 상임이사는 최근 작사 윤치호, 작곡 안익태로 표기된 애국가가 실린 1954년 미국 한국연구정보사무소 악보집 ‘코리아 랜드 오브 송(Korea Land of Song)’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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