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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브릭스 마켓은] 경기 내리막에도 … 정권 교체기 중국은 ‘회의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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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중국 경기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모양새가 뚜렷하다. 그런데도 중국 정부가 화끈한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지금 중국은 차기 지도자를 뽑는 ‘회의 중’이 기 때문이다. 중국은 5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회의인 10월 제18차 공산당대회를 앞두고 차기 지도부를 선정하는 막후협상에 들어가 있다. 진시황이 불로초를 찾으러 사람을 보냈다던 해변 휴양도시 친황다오(秦皇島)에 중국의 모든 정치 지도자가 몰려가는 바람에 지금 수도 베이징은 개점휴업 상태다.

 중국은 1당 독재 국가지만 내부적으로는 당 상무위원 9명이 권력을 분점하는 집단지도체제다. 중국을 통치하는 9명의 황제를 내정하는 원로회의가 지금 태자당·공청단·상하이방 3대 계파의 치열한 권력투쟁 속에서 열리고 있다.

 지금 정치 시즌에 돌입한 중국 경제의 관전 포인트는 경기부양이 아니라 부동산이다. 최근 들어 중국은 부동산 거래량의 급증과 가격 반등이 나타나고 있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경기대책회의 때마다 부동산 투기 억제를 강조했지만 원 총리의 업적이 임기 말에 흔들릴 지경이다. 금리와 지급준비율 인하, 그리고 통화량 증가에 대한 심리적 기대효과가 부동산 시장에 반영되기 시작한 때문이다.

 임기 말을 앞둔 정권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사실 별로 없다. 금리와 지급준비율 인하의 칼자루를 쥔 인민은행이 최근 개최된 지점장 회의에서 낸 결론은 이렇다. 경제의 안정적인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중앙은행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고 하반기에도 안정적인 통화정책과 미세 조정 정책을 지속한다는 것이다. 인민은행이 발표한 하반기 중점대책은 신용대출정책 개선, 실물경제 발전 지원, 무역결제에서 위안화 사용범위 확대, 은행 간 채권시장 발전, 금융개혁 심화 등 원론적인 얘기뿐이고 화끈한 정책변화의 언급은 어디에도 없다.

 주식시장에서는 중국의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가 높지만, 큰 기대를 하지 않는 게 좋아 보인다. 지금 중국은 ‘회의 중’이고 중국 지도자의 머릿속은 당 상무위원에 자기 당파의 인력을 몇 명 포함시키느냐로 꽉 차있 다. 또한 경기의 추가 하락 방지와 안정 유지가 후진타오((胡錦濤) 정부의 마지막 임무이고 경기부양은 새 정부의 몫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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