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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급, K-리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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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태양의 아들’ 이근호(울산·오른쪽)가 15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잠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전반 16분 헤딩으로 첫 골을 뽑아내고 있다. 왼쪽은 김신욱. 이근호는 후반 2분 김정우의 힐패스를 받아 쐐기 골을 터뜨리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안양=연합뉴스]

아우들의 런던 올림픽 동메달 감격을 형님들이 이어갔다. K-리그의 힘으로 ‘아프리카 챔피언’ 잠비아를 제압했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15일 안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잠비아와의 평가전에서 이근호(울산)가 두 골을 터뜨리는 활약으로 2-1로 승리했다. 경기에 앞서 “평가전이지만 꼭 이기고 싶다. 후배들이 올림픽 메달을 따고 가져온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싶다”고 다짐했던 최강희 감독은 약속대로 승리를 선사했다.

 최 감독은 잠비아 평가전에 K-리그 선수만으로 18명을 뽑았다. 동메달을 딴 올림픽 대표팀 멤버는 피로 누적을, 해외파 선수들은 2012~13시즌 준비를 배려해 뽑지 않았다.

 최 감독은 최전방에 이동국(전북)과 장신 공격수 김신욱(울산·1m96㎝)을 기용, 줄곧 사용하던 원톱이 아닌 투톱을 테스트했다. 이근호와 김형범(대전)이 좌우 날개로 포진했고, 김정우(전북)와 하대성(서울)이 중앙 미드필더로 나섰다. 포백 라인은 박원재(전북)-곽태휘(울산)-정인환(인천)-신광훈(포항)이 섰다. 골문은 김영광(울산)이 지켰다.

 무더위 속에서 일주일에 두 차례 K-리그를 치른 K-리거들의 체력이 걱정됐지만 기우였다. K-리거의 힘을 보여줬다. 전반 시작과 함께 대표팀은 잠비아를 몰아붙였다. 전반 5분 김신욱의 헤딩슛, 6분 이근호의 오른발 슈팅, 7분 김형범의 오른발 슈팅이 쉴 새 없이 터졌다. 이근호는 전반 16분 김형범이 올린 프리킥을 정확하게 머리로 받아 넣어 잠비아 골망을 흔들었다. 키가 큰 곽태휘와 김신욱을 견제하느라 이근호(1m77㎝)를 마크하는 선수는 아무도 없었다. 김형범의 킥은 예리했고, 이근호는 공간을 잘 파고들었다.

 올해 아프리카 네이션스컵에서 우승한 잠비아도 만만한 팀은 아니었다. 전반 28분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스트라이커 엠마누엘 마우카(영보이스)가 신광훈과 몸싸움을 벌이며 오른발로 차 넣었다.

 한국은 후반 이승기(광주), 김진규·고요한(이상 서울), 황진성(포항), 송진형(제주), 심우연(전북)을 줄줄이 교체 투입했다. 후반 2분 이근호가 결승골을 터뜨렸다. 이승기가 왼쪽 측면을 돌파해 중앙으로 크로스를 올렸고, 페널티박스 안에서 김정우가 힐패스로 뒤쪽 공간으로 내줬다. 바람처럼 나타난 이근호의 강력한 왼발 슈팅이 골대 왼쪽 구석을 꿰뚫었다. 김영광은 후반 30분 마유카의 결정적인 슈팅을 다이빙 캐치로 막아내 승리를 지켜냈다.

안양=한용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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