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노하우 아는 한국 감독, 중국 관객 마음 사로잡을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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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왕중레이 회장

“김용화(41) 감독은 관객을 감동시키는 법을 잘 압니다. 그런 노하우가 중국인의 정서도 움직일 거라 믿습니다.”

 중국 최대 엔터테인먼트 그룹 화이브라더스의 왕중레이(王中磊·39) 회장은 올 초 김 감독이 만드는 3D 한국영화 ‘미스터 고’에 500만 달러(56억원)를 투자했다. 제작비의 4분의 1을 부담한 것이다. 화이브라더스는 영화 제작·배급은 물론 극장·음반·매니지먼트·광고·테마파크 등으로 한 해 20억 위안(35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중국 문화계의 큰 손이다. 시가총액은 100억 위안(1조7000억원)에 달한다. 아무리 큰 손이라고 해도 한국영화 한 편에 이렇게 거액을 투자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가 ‘미스터 고’에 투자한 이유는 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기 때문이란다. “‘미녀는 괴로워(2006)’ ‘국가대표(2009)’ 등 김 감독의 영화는 인간의 보편적 정서를 다루기 때문에 어느 나라 관객이 봐도 공감할 수 있습니다. 무겁고 심각한 글을 쓰는 중국 작가들과 달리 밝고 휴머니티 넘치는 시나리오를 만듭니다. ‘미녀는 괴로워’가 중국에서 3000만 위안의 매출을 올렸는데 지금 개봉했으면 1억 위안을 훌쩍 넘었을 겁니다.”

 ‘미스터 고’는 허영만 화백의 만화 ‘제7구단’이 원작이다. 중국 서커스단 소녀와 야구하는 고릴라가 한국 프로야구팀에 입단, 스타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았다. 내년 여름 개봉한다. 왕 회장은 “1만여개 중국 스크린의 절반을 3D 상영관이 차지하는 추세로 볼 때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영화 ‘미스터 고’의 수익성은 높을 것”이라며 “화이브라더스와의 제휴로 홍콩·마카오·대만 등에서도 대규모 개봉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스터 고’를 중국에서 흥행시킨 뒤 원빈이 출연하는 영화도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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