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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칼럼] 여름이 두려운 하지정맥류, 사소한 생활습관부터 고쳐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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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연세흉부외과 김재영 원장

바야흐로 노출의 계절인 여름철. 18년 만에 찾아온 폭염 탓에 연일 찜통 더위가 이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옷차림도 점차 가벼워지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더위에도 불구하고 짧은 치마나 반바지를 입는 것은 고사하고 항상 긴 바지만 고집하는 분들이 있다. 바로 종아리에 울퉁불퉁하게 튀어나온 핏줄 때문에 노출을 두려워하는 하지정맥류 환자들이다.

하지정맥류는 하지 정맥 내의 압력이 높아져 발 끝까지 도달했다가 심장으로 다시 올라와야 할 정맥혈이 제대로 올라오지 못해 역류되어 발생하는 질환이다. 다리의 피곤함, 저림, 붓기 등을 동반하며 푸른 혈관이 피부에 비치거나 혈관이 피부 표면 위로 구불구불하게 튀어나오는 것이 일반적인 증상이다. 초기에는 미관상 보기 좋지 않을 뿐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생각해 초기 치료를 늦추는 경우가 많은데, 하지정맥류를 방치하게 되면 다리 피부가 부분적으로 갈색으로 변하는 피부 착색과 피부궤양 등의 심각한 합병증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노출이 잦아지는 여름철은 하지정맥류 치료를 위해 병원을 방문하는 여성들이 급증하는 시기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7~8월에 하지정맥류 진료인원이 연중 최고치를 보인 가운데, 20~50대에서는 여성 환자가 남성보다 2배 이상 많았고, 특히 40대는 약 3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교사 등 오래 서 있거나 택시기사처럼 오래 앉아 있는 직업, 다리를 자주 꼬는 여성들이라면 하지정맥류의 고위험군에 속하므로 더욱 조심해야 한다.

늘씬한 각선미를 강조하고자 하이힐과 스키니진, 보정속옷 등을 자주 입는 습관 또한 하지정맥류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 된다. 또한 가족력, 비만과 운동부족, 같은 자세를 오래 유지하는 경우도 하지정맥류의 발병률을 높인다. 이 외에도 여성의 경우 임신 호르몬의 분비로 커진 자궁이 다리에서 심장으로 올라가는 정맥을 눌러 다리 혈관 내 압력을 높일 수 있고, 변비 역시 배뇨 시 복압 상승을 일으켜 하지정맥류를 악화시킨다.

하지정맥류는 발병하게 되면 다리가 아리는 느낌을 자주 받게 되고 새벽녘에 종아리가 저려 잠에서 자주 깨게 된다. 초기에는 거미줄 모양의 가는 실핏줄 형태를 보이다가 증상이 심해지면 피부 밖으로 늘어난 정맥이 돌출될 수 있다. 하지만 발병 후에도 증상이 눈으로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으므로 평소에 다리 건강이 의심된다면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

증상이 비교적 가벼울 경우 혈관을 굳게 만드는 주사요법이나 문제혈관을 폐쇄시키는 혈관경화요법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하다. 또한 부위별로 다른 압력을 가해주는 의료용 압박 스타킹을 착용하면 하지정맥류를 예방하거나 또는 시술 후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질환이 많이 진행되어 수술을 하게 되더라도 자신의 증상에 맞는 수술을 선택하여 치료할 수 있다. 늘어진 혈관을 제거하는 레이저 수술을 통하면 흉터가 남지 않고 통증도 적어 수술 후 당일 퇴원이 가능하다.

튼튼한 다리는 건강의 ‘징검다리’라는 말이 있다. 건강한 다리의 기초를 세워야 하지정맥류의 발병도 막고 몸 전체의 활력을 가져 올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혈액순환에 좋은 운동을 꾸준히 하고 신선한 채소와 불포화 지방산이 풍부한 아몬드를 곁들어 먹으며 염분섭취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듯 건강하게 혈관을 관리하는 생활습관이 하지정맥류를 예방하고 아름다운 다리를 지키는 가장 올바른 해답이라는 점을 잊지 않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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