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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국내최초 장편 클레이애니메이션 방송

중앙일보

입력

KBS는 어린이날인 5일 오전 10시 국내에서 최초로 제작된 장편 클레이애니메이션〈미루의 환상여행〉을 방송한다.

클레이애니메이션은 '플라스티신(plasticine)'이라고 불리는 흙과 유사한 합성플라스틱 소재를 이용해 모형을 만든 뒤, 이를 조금씩 움직여 촬영하는 '스톱모션기법'으로 제작된다. 일반 애니메이션보다 오랜 제작기간과 제작비, 고도의 집중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그간 국내에서는 장편 클레이애니메이션을 만들지 못했다.

〈미루의 환상여행〉은 말썽꾸러기 소년 미루가 우연히 얻은 마법의 화분을 통해 청소기로 변신함에 따라 사물의 세계에서 겪게되는 모험담이 주된 내용.

미루는 오디오, 컴퓨터, 의자 등과 같은 평범한 물건들이 생명을 갖고 말도 하는 신비로운 세상에 던져져, 'TV아줌마'의 '리모컨아기'를 찾기 위한 '대작전'에 동참하기도 하고, '검은 꽃나라' 악당과 맞서 싸우는 등 다양한 경험을 겪는다. 이 과정에서 평소에 알지 못했던 부모님의 사랑을 깨닫는 한편, 주변의 작은 사물들이 갖고 있는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KBS와 ㈜이미지플러스의 합작으로 만들어진 52분 분량의 이 작품은 지난 해 12월부터 지난 4월까지 5개월여의 제작기간과 3억 4천여만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끝에탄생했다.

지난 해 개봉했던 미국의 극장용 클레이애니메이션〈치킨런〉이 2년여의 제작기간 동안 500여억원을 들여 제작된 것과 비교하면 보잘 것 없지만, 주어진 여건에서최선을 다한 작품을 만들어냈다고 제작진은 자부하고 있다. 이들은 3개월 동안 번갈아가면서 하루 24시간 내내 철야촬영을 거듭한 끝에 작품을 완성했다고 한다.

KBS와 판권을 같이 갖고 있는 ㈜이미지플러스는 해외의 방송사들에게 이 작품을수출하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기도 하다.

이 작품의 정원만 총감독은 "제작비와 제작기간 등 여러가지 여건이 충분하지못했지만 일반 애니메이션 보다는 높은 완성도를 지닌 작품이라고 자체판단하고 있다"며 "장편 클레이애니메이션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우리나라에서 개척했다는 데 큰의미를 두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이미지플러스는 세계 시장을 목표로 한〈장난꾸러기 Q 이야기(A boy named Q)〉를 제작중이며, 8분 분량의 데모 필름을 디즈니를 비롯한 미국의 메이저 방송사에 보내 교섭을 진행중이다.

(서울=연합뉴스) 최승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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