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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서 배워가는 장애인 일자리 카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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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대전시청 1층 로비에는 ‘건강카페’가 있다. 빵과 커피·음료를 파는 것은 여느 카페와 다를 게 없지만 종업원 7명이 지적장애인이란 게 특징이라면 특징이다. 이 카페는 2011년 2월 대전시가 장애인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5000만원을 들여 설치해 장애인들을 고용하는 사회적 기업 한울타리에 무료로 임대해 줬다. 카페의 하루 수입은 80여만원으로 시내 웬만한 업소 못지않다. 종업원들도 다른 직장과 달리 장애의 편견 없이 일하며 월급을 받는다. 정운석 한울타리 대표는 “제대로 된 일자리를 얻지 못했던 장애인들이 건강카페를 통해 자립할 수 있어 기쁘다”며 “사회적 기업의 취지에 공감해 카페를 자주 찾아 주는 시민들의 ‘착한’ 소비가 성공의 밑거름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대전에서 시작된 복지 모델인 ‘건강카페’가 전국으로 확산할 전망이다. 이 사업이 보건복지부의 ‘중증장애인 창업형 일자리 지원사업’에 선정됐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중증 장애인의 일자리 창출을 목적으로 카페·매점 등을 설치하려는 전국 지자체 등 공공기관의 신청을 20일까지 받은 뒤 선정된 기관에는 최고 5000만원의 시설비를 지원할 계획이다.

 건강카페는 2010년 10월 염홍철 대전시장이 일본 삿포로(札幌)시를 방문했을 때 시청 로비에 설치된 카페를 보고 도입한 것이다. 지난해 2월 시청 로비에 1호점을 개점한 건강카페는 지금까지 충청하나은행 본점, 평생교육문화센터, 한밭수목원, 한밭도서관, 국민생활관, 서구청점 등 7호점까지 들어섰고, 모두 29명의 장애인이 근무하고 있다.

 전국 지자체와 기관들도 대전시의 건강카페를 모델로 한 카페를 잇따라 개설하고 있다. 부산시의 ‘카페C’, 광주시의 ‘이룸 카페’, 충북도청 ‘꿈드래 카페’, 포항 한동대의 ‘히즈빈즈 카페’, 인천시 부평구의 ‘나비북 카페’ 등이다. 이혜영 대전시 장애인복지과장은 “건강카페는 시청 등 공공기관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소자본으로 설치할 수 있다” 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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