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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모의 '청담동 김여사', 고위층 유혹해…헉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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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 많이 발전했다고 하지만 아직도 돈과 권력에 약하다. 돈 많은 권력가인 양 행세한 미모의 40대 여성에게 여러 사람이 수십억 원을 사기당했다. 사기극에는 정치, 문화계의 유명 인사도 등장했다고 JTBC가 보도했다.

서울 남대문시장에서 잡화점을 운영했던 44살 김 모씨.2010년 서울 청담동의 한 고급 미용실에 투자한 것을 계기로 '청담동 김 여사'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김 씨는 돈 많은 여사님으로 통하며 한 뮤지컬 기획사 임원이 되는 등 연예계, 문화계로 발을 넓혔다.

[피해자: 어림잡아 생활비가 2천, 3천(만원) 정도 들어가지 않았을까요? 더 들어가면 더 들어갔지 덜 들어가지는 않았을 거예요.]

월 1500만 원에 빌린 그녀의 저택에서는 수시로 고위층 인사들과 함께하는 호화로운 파티가 열렸다.

[피해자: 국회의원들도 있었고요. 뮤지컬 배우들이 와서 노래 부르고 공연하고 실내악단 사람들이 와서 연주하고 있고….]

돈과 권력을 가진 것처럼 보였던 김 씨.그녀가 1년 안에 원금을 2배로 불려준다고 부추기자 10여 명이 무려 30억 원을 맡겼다. 피해자들은 건설회사 대표, 공기업 간부 등 이른바 사회 지도층이라 할 만한 사람들이다.

[피해자: 꽤 높은 이자를 줬다. (월) 10부 (연 120%) 얘기까지 나왔으니까. 저희가 어림짐작하는 것만 25억?]

김 여인은 어떻게 사람들을 감쪽같이 속인 걸까? 김 씨는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정치인이나 관료를 끌어들였다.

청와대 김 모 행정관도 그 중 한 명이었다. 김 행정관을 통해 그녀는 여러 차례 청와대에 드나들었고 피해자들에게는 청와대 기념품을 나눠주기도 했다.

[피해자: 대통령실이라고 찍힌 수첩을 어디 가서 보겠어요? 거짓말이라고 단 1%도 의심을 안 했었어요.]

현재 정부 산하 기관의 임원으로 자리를 옮긴 김 전 행정관은 김 씨로부터 시가의 4분의 1 가격으로 전세 아파트를 제공받기도 했다. 두 사람이 악어와 악어새 같은 관계를 유지했다는 걸 보여주는 대목이다.

[김○○/△△공단 이사, 전 청와대 행정관: 그 때 시세 같은 것은 몰랐었고. 그 정도면 살 수 있다고 얘기해서….]

이번 사기 사건에 연루된 명단에는 국회의원의 이름도 여럿 등장한다.

[김씨의 비서: 제가 금액은 몰라요. 검찰에서도 그렇게 얘기했어요. 모르고 그냥 전달만 했어요. 금액 같은 건 몰라요. (직접 돈을 전달하셨다는 거죠?) 네.]

돈과 권력을 자랑하는 김 씨에게 한 뮤지컬 기획사 대표는 회사 지분 3%와 이사 직함까지 내줬다.

[뮤지컬 업체 대표: 대단히 못 된 거고. 저도 오늘 변호사 좀 오라고 했어요. 지분도 내걸 준거란 말이에요. 3% 정도를.]

최근 피해자들의 고소가 잇따르면서 서울중앙지검과 수원지검은 김 씨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검찰은 김 씨로부터 돈을 받았거나 피해를 본 사람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황상민/연세대 심리학과 교수 : 한국사회에서 돈 있어보이고 백 있어보이는 사람이 투자 제의를 했다면 나도 상류층으로 알아봐 주는 사람이 되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심리가 있다. 투자제의를 안 했다고 해서 안타까워할 것이 아니라 나를 이용하려고 하는 구나라고 생각하는 게 낫다.]

온라인 중앙일보, 이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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