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 "시장개방노력 가속화 필요"

중앙일보

입력

세계무역기구(WTO)는 27일 무역 장벽이 많이 무너지기는 했으나 개선돼야할 것들이 다수 남아 있다고 밝혔다.

WTO는 우루과이 라운드 협상 이후 6년간의 세계무역 실태를 분석한 보고서에서 특히 개발도상국에 중요한 섬유와 농업 부문의 장벽이 여전히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WTO의 140개 회원국 가운데 40개국을 대상으로 이뤄진 조사 결과를 종합한 139쪽 분량의 보고서는 이날 제네바에서 공개됐다.

마이크 무어 WTO 총장은 보고서 내용이 "WTO가 여전히 할일이 많음을 보여주는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남아있는 무역 장벽들을 제거하기 위해 협상이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한 예로 `상한관세'(bound tariff)를 거론하면서 비농산품의 경우 스위스가 1.8%에 불과한데 반해 인도는 근 60%에 달할 정도로 차이가 크다고 지적했다.

상한관세란 정부가 이 수준 이상으로는 관세를 매기지 않을 것임을 대외적으로 약속하는 것이나 실제로는 무역 장벽으로 악용되는 경우가 많다.

보고서는 선진권의 경우 비농산품의 평균 상한관세가 6.5%인데 반해 다른 대부분의 회원국은 이보다 훨씬 높은 관세율을 적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호주의 경우섬유.의류 관세의 근 4분의 3이, 일본은 40% 이상이 15%가 넘는 수준이다.

직물 및 금속류는 선진권과 일부 개도국이 원자재에 비해 완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함으로써 빈국의 산업화 전환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불만도 지적됐다. 농산품은 관세율이 훨씬 높아 100%가 넘는 제품 비율이 방글라데시의 경우 69%, 인도와 노르웨이는 각각 45% 수준인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서비스 무역도 예외가 아니어서 대부분의 회원국이 몇몇 부문에 대해서만 장벽 제거를 공약하고 있을 뿐이라면서 대상 160개 분야 가운데 회원국들이 공약한 부문이 평균 25개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WTO 회원국들이 농업과 서비스 분야에서 시장개방 협상에 착수했음을 상기시키면서 상품 교역도 본격적으로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99년 12월 시애틀에서 첫 각료회의를 가졌으나 합의에 실패한 WTO는 오는11월 카타르의 도하에서 회원국 전체 각료회의를 재소집한다. (제네바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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