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마다 말 바꾸는 조기문 … 배달사고? 윗선 감싸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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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돈 공천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부산지검이 조기문(48) 전 부산시당 홍보위원장을 7일 재소환조사하면서다. 검찰은 수사 착수 나흘 만에 3억원의 출처 현영희(61) 의원, 제보자 정동근(37) 전 수행비서, 돈 전달자로 지목된 조씨, 최종 기착지로 알려진 현기환(53) 전 의원 등 사건 관련자 4명을 모두 조사하는 등 속전속결 의지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더해 ‘키맨(keyman)’ 조씨를 전격적으로 재소환하자 사건의 실체에 접근한 검찰이 사법처리 수순에 돌입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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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검찰은 정씨 진술이 나머지 세 명의 진술보다 신빙성이 더 크다고 보고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일단 검찰은 자주 말을 바꾼 조씨 진술의 신빙성이 가장 낮다고 파악하고 있다.

 그는 지난 3일 중앙일보·JTBC와의 인터뷰에서 “3월 15일 오후 4시30분까지 부산 롯데호텔에서 건설업체 간부를 만나고 있었다. (공천 기간) 서울에 간 일이 아예 없다”며 정씨를 만난 사실 자체를 부인했다. 이튿날 연합뉴스 인터뷰에서는 “그날 서울에 간 것은 맞지만 강남에 다른 볼일이 있어 간 것”이라고 뒤집었다. 같은 날 부산지검 에선 “서울역에 가서 정씨를 만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정씨로부터 (3억원이 들었다는) 쇼핑백을 받은 적이 없고 당 운영경비 명목으로 500만원은 받았다”고 또다시 말을 바꿨다. 현영희 의원도 7일 밤 본지와의 통화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현기환 전 의원이 공천심사위원이 된 이후 전화를 안 받아 조씨에게 도와달라고 부탁하면서 정씨를 통해 500만원을 전달했다가 돌려받았다”고 말했다.

현영희 의원이 4월 5일 부산 문재인 후보캠프에서 ‘김용민 막말 파문’과 관련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현 의원의 전 비서 정동근씨가 뒤쪽에 서 있다. [뉴스1]

이 같은 ‘말 바꾸기 릴레이’는 검찰이 이미 자신과 정씨의 통화내역, 통신사 기지국을 통한 위치추적, 비행기 탑승 내역 등 명확한 증거들을 제시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말을 바꾼 배경에 대해 검찰은 ▶조씨가 3억원을 배달사고 냈을 가능성 ▶현 전 의원과 그 윗선을 보호하려는 의도 중 하나일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3월 15일 위치에 대한 현 전 의원의 해명도 의혹을 키웠다. 정씨는 “3월 15일 돈을 받은 조씨가 현 전 의원에게 만나자고 연락을 했으며 이후 휴대전화로 ‘현기환/알았습니다’란 문자메시지를 받아 보여줬다”고 주장했다.

  현 전 의원은 자기 휴대전화에는 정씨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가 없다면서 휴대전화를 검찰에 제출했다. 그러나 검찰은 조씨의 휴대전화에 그런 내용의 문자를 확인, 현 전 의원이 제출한 것 이외에 또 다른 휴대전화나 제3자의 휴대전화로 보냈는지 등을 캐고 있다. 당일 오후 조씨와 현 전 의원이 동일 휴대전화 기지국 내(반경 200~500m)에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은 “ 현재로선 확인된 게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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