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 한 번 하셨나" 김문수에게 따진 박근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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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경선 후보는 7일 5·16에 대해 “정상적인 것은 아니었다”며 “불가피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에 아버지 스스로도 ‘나와 같은 불행한 군인이 안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데일리안이 주관한 대선 경선 후보 토론회에서 김문수 후보가 5·16에 대한 역사관을 묻자 이렇게 대답했다.

 그러면서 “역사는 평가에 시간이 필요하다. 몇 십 년 전 역사는 논란이 많고 우리 스스로도 곧바로 역사 심판에 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는 시작 전부터 어색한 광경이 연출됐다. 박 후보와 다른 후보 네 명이 나란히 손을 잡고 사진 촬영을 하던 사진기자가 박 후보에게 ‘파이팅’ 자세를 취해 달라고 요구하자 그는 “무슨 파이팅을 해요 지금…. 파이팅을 할 일이 있어야 하죠”라며 돌아섰다.

 전날 합동연설회에서 박 후보와 고 최태민 목사가 함께 앉아있는 영상을 틀어 박 후보 측을 자극했던 김문수 후보는 이날도 “박 후보는 너무 불통 이미지가 강하다. 전화도 잘 안 된다”고 비판했다. 김태호 후보도 “소통에 있어 MB를 보면 박근혜가 보인다는 말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박 후보는 “당이 두 번이나 위기에 빠졌을 때 살려낼 수 있었던 비결은 국민과 통한 것인데, 그런 얘기를 하는 건 정치 공세”라고 반박했다. “언론에 자주 얼굴을 비치면서 해야 될 소리는 안 하고 안 해도 될 소리는 하는 게 소통인가. 이런저런 얘기 하면서 막상 책임은 안 지고…이런 게 소통은 아니지 않으냐”고도 했다.

 김문수 후보에겐 “전화해도 안 받는다고 했는데 저에게 전화 한 번 하셨나, 제가 전화를 드렸지. 제가 차 안에서도 팔이 아플 정도로 (전화를) 한다. 김 후보가 전화하면 언제든 받겠다”고 받았다. 김태호 의원이 “박 후보가 대통령이 돼도 걱정, 안 돼도 걱정”이라고 하자 박 후보는 말을 끊으면서 “제가 뭐 계속 나왔는가. 한 번 나왔다. 과장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내가 상대 후보라면 이렇게 하겠다’라는 토론코너에서 박 후보는 “내가 김문수 후보라면 말 바꾸지 않겠다”고 했고, 김문수 후보는 “내가 박근혜 후보라면 전화를 자주 하겠다”고 했다.

 토론 도중 아르바이트 최저 임금 시급이 얼마냐는 돌발 질문을 받은 박 후보는 “5000원 조금 넘을 것 같다”고 답했다가 오답(4850원)으로 밝혀지자 “아르바이트 시급이 5000원이 안 되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박 후보는 토론 진행자가 “서점에서 책 사인회를 하는 안철수와 마주치는 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에 “저도 사인을 받고, 반갑다고 인사하고 시간 여유가 있으면 차라도 한 잔 하자고 하겠다”고 답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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