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시크교 사원서 또 총기 난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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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현지시간)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미국 위스콘신주 오크크리크시의 시크교 사원에서 슬픔에 빠진 여성이 의료진의 부축을 받고 있다. 총기 난사 사건으로 7명이 숨졌다. [오크크리크 로이터=뉴시스]

“탕, 탕, 탕.”

 정적을 깨뜨린 총소리에 일요일 예배를 위해 사람들이 모여있던 사원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5일 오전 10시30분쯤(현지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오크크리크시의 시크교 사원 ‘시간’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했다. 뉴욕타임스 등 미 언론들은 용의자를 포함해 7명이 숨지고 3~4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부상자들은 밀워키 지역 프로드더트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나 일부는 중태다. 시간 사원 안에서는 신도 수십 명이 예배 준비 중이었다. 용의자는 경찰과 총격전 중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들은 키 큰 40대 대머리 백인이 9㎜ 반자동 권총을 난사했다고 전했다. 또 용의자의 팔에 9·11테러 관련 문신이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이 터번을 쓴 남성에 집중돼 용의자가 백인 우월주의자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 국방부는 용의자가 1992년부터 6년간 심리전 전문가로 활동한 퇴역 군인 웨이드 마이클 페이지(40)라고 밝혔다. 마지막 근무지는 노스캐롤리나주의 포트브래그 군 기지였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이를 ‘국내 테러’로 보고 수사하고 있으나 정확한 범행 동기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시크교는 500년 전 인도의 힌두교와 이슬람교가 결합해 탄생한 종교다. 머리와 수염을 깎지 않으며 터번을 머리에 두른다. 미국에선 이슬람교도로 잘못 알고 시크교도를 테러하는 사건이 9·11 이후 종종 발생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20일 콜로라도주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한 지 불과 보름 만에 발생했다. 만모한 싱 인도 총리는 6일 “무분별한 폭력 사태의 표적이 특정 종교가 의식을 치르는 장소라는 점이 안타깝다”며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긴급성명에서 “이런 비극적인 사건이 일어난 데 대해 매우 큰 슬픔을 느낀다”고 밝혔다. ‘불법 총기 소유에 반대하는 시장들(MAIG)’은 대선 후보들에게 총기 규제 공약을 요구하는 TV 광고를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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