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치] 생활우위형 vs 중독우위형, 당신의 비만 유형은?

중앙일보

입력

[박민수 박사의 ‘9988234’ 시크릿]

가정의학과 전문의
박민수 박사

비만의 유형을 ‘생활우위형’과 ‘중독우위형’으로 나눠

비만의 유형을 수없이 나눌 수 있지만 그 사람의 삶의 방향과 생활성향이 어떠하느냐의 기준으로 나눈다면 ‘생활우위형’과 ‘중독우위형’으로도 나눌 수 있다. ‘생활우위형’ 비만은 삶 자체가 살을 찌우는 비만이다. 생활우위형으로 인한 비만의 가장 큰 피해자는 남성 직장인과 주부이다. 남성직장인은 술과 과로의 쳇바퀴 속에서 팔다리는 가늘고 배만 볼록한 중간비만형으로 바뀌어간다. 주부는 출산과 육아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대사량 낮은 셀룰라이트형 비만에 이환되기 쉽다.

‘중독우위형’ 비만은 음식중독이나 몸안쓰기중독증 등으로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상황의 반복으로 비만이 점점 증폭되는 형태이다. 세상사람들은 자신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단으로 다양한 중독적 기제를 동원하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합법적이고 거리낌없이 동원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음식에 대한 집착과 탐닉이다. 중독은 항상 의존과 내성을 동반한다. 음식중독은 ‘스트레스->맛 중독->과식->먹기 좋아하는 몸->먹기 스트레스에의 악화->스트레스’라는 스트레스가 일으키는 입맛의 탐닉화라는 일정한 순환고리를 가진다.

그 원인이 생활우위이든 중독우위이든 이미 비만이 되어 지방세포가 일정수준이상으로 늘어나면심리적으로 폭식과 과식이라는 질병적 먹기를 초래하고, 음식중독은 의존성과 내성으로 말미암아 점점 더 치유가 힘든 상태로 전환된다.

그렇다면 소아비만은 과연 어떠할까?

내가 만난 아이들의 소아비만은 대부분 생활과 중독의 혼합형이다. 아이 주변에 고칼로리 저영양소 음식들이 넘쳐난다. 그런 음식들에 대한 각별한 경각심과 분별력이 없다면 금새 아이들은 소아비만의 포로가 될 수밖에 없다. 더불어 소아비만아동들이 중독성을 가지게 되는 가장 큰 원인제공자는 엄마에게 있다. 즉 엄마가 아이에게 중독을 제공하는 측면도 있지만 엄마의 중독 자체가 아이를 소아비만으로 만든다.

그 요체가 바로 엄마의 아이중독이다. 엄마가 아이중독인 경우, 아이는 집요하고 일상화된 비교와 경쟁적 환경에 놓이게 된다. 이러한 상황은 아이의 스트레스지수를 높여 확률적으로 아이의 음식중독 가능성을 높이고 소아비만을 가져 온다.

아이중독을 가진 엄마가 키우는 소아비만아동들의 특징은?
하나, 탄수화물중독에 빠지기 쉽다.
둘, 기분의 등락이 심하다.
셋, 왕따등의 사회적 차별에 노출되었을 때 대응능력이 약하다.
넷, 성과는 높으나 자존감이 낮다. 자존감을 자존심으로 보상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그렇다면 어떤 엄마들이 아이중독증인가? 다음 중 하나에 해당된다면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하나, 내 자녀를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는데 익숙하다.
둘, 아이가 눈에 보이지 않아도 아이생각에 사로잡혀 있을 때가 많다.
셋, 아이의 장점보다는 단점이 많이 보인다.
넷, 아이에 대한 기대가 점점 더 높아짐을 느낀다.
다섯, 아이가 없으면 허전할 것 같다는 불안감이 가끔 든다.

만약 본인이 아이중독증이라고 생각되는 엄마가 있다면 당장 다음과 같은 훈련을 하나라도 실천하기를 바란다.

하나, 아이 비교하지 않기 내지는 비교의 방식을 바꿀 것.
둘, 아이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줄일 것.
셋, 엄마가 원하는 것을 시키기 보다는 아이가 하고자 하는 대로 내버려둘 것.
넷, 엄마의 일을 할 것. 자기계발, 취미 등 엄마가 좋아하는 일을 한가지라도 만들어 해볼 것.

박민수 가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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