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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 키즈〉 3주째 흥행 독주!

중앙일보

입력

북미전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로베르토 로드리게즈 감독의 가족용 모험물 〈스파이 키즈(Spy Kids)〉가 4월 13일부터 15일까지의 부활절 주말 북미 흥행에서 1,250만불을 추가하여 신작들의 추적을 따돌리고 3주 연속으로 1위를 차지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올해들어 한 영화가 3주 연속으로 1위를 차지한 것은 〈한니발〉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이다. 〈스파이 키즈〉가 지금까지 개봉 17일간 벌어들인 총수입은 6,833만불로서 1억불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화를 배급한 미라맥스사의 LA 지부장인 마크 질은 "좋은 소식은 이 영화가 단지 어린이들을 즐겁게 할 뿐 아니라 그들의 부모들로부터도 사랑을 받고 있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지난 주말 2위로 개봉하였던 모건 프리맨 주연의 스릴러물 〈케임 어 스파이더(Along Came A Spider)〉는 1,153만불의 수입을 올려 이번 주말에도 2위 자리를 유지하였다. 〈키스 더 걸〉의 프리퀄인 이 영화가 개봉 10일간 벌어들인 총수입은 3,390만불이다.

이번 주말에는 모두 네편의 신작들이 10위권내에 등장하였다. 이중 가장 높은 수입을 올린 영화는 르네 젤위거가 호연한 〈브리짓 존스의 일기(Bridget Jones's Diary)〉로서 1,073만불의 수입으로 3위에 랭크되었고, 인기 TV 프로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 출신의 코믹 스타 데이비드 스페이드가 주연한 코미디물 〈조 더트(Joe Dirt)〉가 802만불의 수입으로 그 뒤를 이었다. 이중 〈브리짓 존스의 일기〉는 영국에서도 동시에 개봉되어 주말 3일동안 840만불의 수입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는데, 이는 영국내 자국영화의 최고 주말 흥행기록일 뿐 아니라 외화를 포함해서도 역대 영국 주말 흥행 8위에 해당하는 대기록이다.

한편, 다른 두 편의 개봉작 〈킹덤 컴(Kingdom Come)〉과 〈조시와 푸시캣(Josie and the Pussycats)〉은 각각 756만불과 456만불의 수입을 올리는데 그쳐 6위와 7위에 머물렀다.

이번 주말 흥행 12위권내 영화들(일명 Golden Dozen)이 벌어들인 총수입은 7,537만불이었는데, 이는 지난 주말(8,177만불)에 비해서는 약 8%가 감소한 성적이지만 〈룰 오브 엔게이지먼트〉와 〈28일〉이 각각 1,093만불과 1,031만불의 수입으로 1위와 2위를 차지했던 작년의 같은 기간(6,760만불)과 비교할 때는 11.5%가 증가한 성적이다.

이번 주말 개봉작중 가장 우수한 흥행성적을 기록한 〈브리짓 존스의 일기(Bridget Jones's Diary)〉는 영국 기자 헬렌 필딩이 쓴 동명의 세계적 베스트 셀러 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으로, 〈너스 베티〉와 〈제리 맥과이어〉, 〈미 마이셀프 앤 아이린〉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은 늦깍이 스타 르네 젤위거가 타이틀 롤을 연기하였고 휴 그랜트가 오랜만에 공연하고 있다. 젤위거는 과음과 흡연을 즐기는 브리짓을 연기하기 위해 무려 20파운드의 살을 찌워 화제가 되기도 하였다.

영국의 신예 감독 샤론 맥과이어가 연출을 맡은 제작비 2.500만불의 이 영화는 한 여성의 일상을 신선한 시각으로 그린 탓에 전체 관객의 60% 이상이 여성관객들이었다고 배급사인 미라맥스의 마케팅 담당 부대표인 데이비드 브룩스는 전했다. 또 브룩스는 개봉전 예비관객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 예비 관객의 3내지 4% 만이 필딩의 원작에 대하여 들어본 적이 있다고 답해 원작의 인기에 편승하기 보다는 영화자체의 완성도가 관객들을 모으고 있음을 강조했다. 사실 원작은 영국에서는 베스트셀러였지만 미국내에서는 단지 뉴욕과 LA에서만 인기를 모았었다.

현재 1,611개 극장에서만 상영중인 이 영화는 다음 주말에는 2,000개 이상으로 상영관을 확대할 예정이다.

서른 둘의 나이가 되던 새해, 브리짓 존스는 이제 스스로의 삶을 통제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일기를 써 나가기로 결심한다. 그녀는 가장 자극적이며, 성적이고 히스테리칼한 내용으로 가득찬 일기를 써내려가는데, 그 속에는 남자와 음식, 섹스 등 모든 주제가 결혼한 친구들의 견해와 함께 녹아 들어있다. 그러던 어느날 브리짓은 자신의 상관과 변호사, 이 양극같은 두 남자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는 모습을 발견하는데...

대부분의 평론가들은 주인공 브리짓을 연기한 르네 젤위거의 연기력과 함께 이 영화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뉴욕 타임즈의 스티븐 홀든은 "젤위거는 브리짓을 사랑스러우면서도 현실감있는 인물로 만들어내는 작은 기적을 일으켰다."고 평했고, 뉴욕 데일리 뉴스의 제이미 버나드 역시 "젤위거가 지금까지 보여준 연기중 최고."라고 그녀의 연기에 박수를 아끼지 않았으며, 시카고 선타임즈의 로저 에버트는 "이런 종류의 줄거리는 여주인공의 매력을 느낄 수 없다면 성공할 수 없는데 젤위거를 캐스팅함으로써 이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그녀를 치켜세웠다. 또, 영화자체에 대해서도 할리우드 리포터의 마크 아담스가 "위트와 따듯함, 솔직함으로 가득찬 영화."로 칭했고, 뉴욕 포스트의 조나산 포어맨이 "따뜻하고 매력적이면서 위트도 겸비한, 보기 드문 로맨틱 코메디."라고 평하는 등 모든 평론가들의 호평이 이어졌다.

이번 주말 4위로 선보인 〈조 더트(Joe Dirt)〉는 작년에 나왔던 화장실 코메디물 〈듀스 비갈로우〉의 팀들이 1,600만불을 들여 제작한 코메디물로서 어릴 때 고아가 되어 모든 것을 스스로 헤쳐나가야 하는 주인공 조 더트의 황당한 모험담을 그리고 있다.

영화에서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의 스타로서 최근에는 〈쿠스코 쿠스코〉의 목소리 연기를 담당했던 데이비드 스페이드가 조를 연기하였고, 〈새터데이...〉에서 스페이드의 파트너였던 아담 샌들러가 〈듀스 비갈로우〉에서처럼 제작 총지휘를 담당하고 있다. 연출은 TV출신 데니 고든이 담당하였는데, 이번이 극영화 데뷔작이다.

지저분한 외모의 빌딩 관리인 조 더트(데이비드 스페이드)에게는 한가지 꿈이 있다. 바로 그가 8살 때, 그랜드 캐년의 여행자 휴게소에서 자신을 버리고 사라진 부모님을 만나는 것이다. 그는 이제 반 헤일런 음악을 크게 틀어놓은 차를 몰고 부모를 찾기위한 여정을 떠나는데, 도중에서 고등학교 수위(크리스토퍼 워컨), 악어 조련사(로잔나 아퀘트), 불꽃놀이기구 세일즈맨(아담 비치), 아름답지만 접근하기가 쉽지 않은 브랜디(브리트니 다니엘)와 조를 브랜디와의 사랑에 있어서 라이벌로 생각하는 로비(키드 락) 등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게 되고 많은 모험을 경험하게 된다. 우연히 라디오 쇼에서 출연하게 된 조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게 되고, 이에 감명받은 많은 시청자들은 매일 그의 모험담을 듣기 위해 라디오에 귀를 기울이게 되고 그가 부모를 찾는 데 동참하게 된다.

이 영화에 대해 평론가들은 "형편없다."는데 의견일치를 보았다. 헐리우드 리포터의 커크 허니컷은 "마치 약간의 재미도 용납하지 않겠다고 의도적으로 구상된 것처럼 보인다."고 혀를 찼고,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의 스티븐 레이는 "할리우드 스튜디오로부터 던져진 커다란 쓰레기 덩어리."로 일축하였으며, 또, 보스톤 글로브의 조안나 와이즈는 "스페이드는 극중 내내 무표정으로 일관함으로써 자신의 연기를 대신하고 있다."고 고개를 저었다.

불과 1,111개 극장에서 개봉해서도 거뜬히 주말 흥행 6위에 오른 흑인 영화 〈킹덤 컴(Kingdom Come)〉은 흩어져 살다가 아버지의 장례식에 모인 가족들을 주인공으로 하여 가족의 의미를 묻는 코미디물로 LL 쿨 J, 핀켓 스미스, 우피 골드버그, 세드릭 더 엔터테이너, 비비카 A 폭스, 토니 블랙스턴 등 흑인 스타들로 꾸며진 호화 출연진들이 개성있는 가족 구성원들을 연기하고 있다. 연출은 최근 〈브라더즈〉의 기획을 담당했던 덕 맥헨리.

영화를 배급한 폭스 서치라이트 사의 배급대표인 스티브 기룰라는 자신의 영화사가 배급한 영화들중 이번 영화가 최다 개봉관수와 최고 개봉 수입을 기록했다고 밝히면서 "우리는 한껏 스릴감을 느끼고 있다."고 즐거운 소감을 전했다. 폭스 서치라이트의 종전 개봉 흥행기록은 430만불을 벌어들였던 99년작 〈한 여름밤의 꿈(William Shakespeare's A Midsummer Nights Dream)〉이 가지고 있었다.

흩어져 살던 슬로컴 가족들에게 아버지 우드로우 "버드" 슬로컴이 뇌졸중으로 사망했음을 알리는 소식이 접해지고 가족들은 그의 장례식을 위해 모두 모인다. 한 가족이 모두 모인 장례식 주말 3일동안 이들은 가족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고, 가족의 일원인 레이 버드(LL 쿨 J)는 우드로우가 죽기전 자신들에게 중요한 교훈을 남기려 했음을 발견한다.

이 영화에 대해 평론가들은 상반된 반응을 나타내었는데, 우선 고개를 저은 평론가들로서 빌리지 보이스의 에드워드 크라우스는 "하급 코메디를 위한 많은 인내심을 요한다."고 평했고, 시카고 선타임즈의 로저 에버트는 "우스운 순간들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들이 연결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호평을 실은 이로서 보스톤 글로브의 제이 카는 "이 영화는 섬광처럼 스쳐가지 않고 오랜 시간 마음에 여운을 남긴다."고 평했고, LA 타임즈의 케빈 토마스는 "큰 기쁨(A rich pleasure)"이라 치켜세웠다.

유니버설사와 MGM이 2,200만불을 투자해 공동으로 제작한 〈조시와 푸시캣(Josie and the Pussycats)〉은 60년대 아치 코믹스사의 인기있던 만화 주인공들을 실사로 스크린에서 환생시킨 코믹 액션물이다.

영화의 저조한 흥행결과에 대하여 제작사인 유니버설사의 배급대표인 니키 로코는 "이 영화는 저예산작이므로 우리가 그다지 큰 타격을 입지는 않을 것."이라고 스스로를 위로하였다. 유니버설사는 관객의 3분의 2가 영화의 주인공들과 같은 17세 미만의 소녀들이었다고 발표했다.

발랄한 10대 소녀 조시(레이첼 리 쿡), 멜로디(타라 레이드), 발(로사리오 도슨)은 리버데일에서 어릴 적부터 살아온 죽마고우들로서 '조시와 푸시캣(Josie and the Pussycats)'라는 밴드를 결성하고 활동에 나서지만 아무도 이들에게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날 이들에게 행운이 찾아오는데, 바로 유명한 음악 매니저 와이어터 프레임(알란 커밍)가 그들을 발견하고 메가레코드사의 대표인 피오나(파커 포시)에게 소개해 준 것. 단 1주일만에 스타덤에 오른 이들에게 모든 매스컴과 팬들이 주목하는 가운데 이들의 음반은 날개 돋힌 듯 팔려나간다. 하지만 이 모든 것에 이들의 노래에 무의식적 메시지를 담아 미국의 젊은이들을 장악하려는 피오나와 와이어트의 하이테크 음모가 숨겨져 있음을 발견한 조시 일행은 이들을 막기 위해 싸움을 시작하고, 피오나 일당은 조시 일행을 와해시키기 위해 일행중 조시만을 스타로 부각시키고 멜로디와 발의 인기를 떨어뜨리려 한다.

이 영화에 대한 평론가들의 반응은 〈킹덤 컴〉과 마찬가지로 크게 호평과 혹평으로 양분되는 가운데 혹평쪽이 다소 우세하였다. 혹평을 실은 이로써 AP 통신의 데이비드 거메인은 "한 평론가는 이 영화를 무료로 보았음에도 아직까지 입장료를 돌려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조소를 금치 못했고, 시카고 선 타임즈의 로저 에버트는 "코메디가 되려다 만 영화(would-be comedy)"라고 칭했으며, 뉴욕 타임즈의 엘비스 미첼은 "이 영화를 보는 것 자체가 고통"이라고 공격하는 등 가혹한 평들을 아끼지 않았다. 반면, 영화에 우호적인 반응을 나타낸 평론가로써는 엔터테인먼트 위클리의 오웰 글라이버맨이 "통통 튀는 영화."로 치켜세웠고, 뉴욕 포스트의 루 루메닉 은 "당신의 기대치보다 훨씬 재미있는 영화."로 평했으며, LA 타임즈의 케네스 튜란도 "활발한 연기와 원기왕성한 음악"에 대해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기타 이번 주말 10위권에 든 나머지 작품으로서, 쟈니 뎁이 70년대 미국내 마약 거래의 중심인물을 연기하는 〈블로우(Blow)〉가 801만불의 수입으로 5위를 차지하였고, 271만불의 수입을 올린 세 번째(그리고 아마도 마지막이 될 듯한) 극장판 포켓몬 무비 〈포켓몬 3(Pockemon 3: The Movie)〉이 8위에 랭크되었으며, 장 자끄-아노 감독의 전쟁 서사시 〈에너미 엣 게이트(Enemy at the Gate)〉가 267만불의 수입으로 9위, 그리고 애쉴리 쥬드 주연의 로맨스물 〈썸원 라이크 유(Someone Like You)〉이 260만불의 수입을 올려 10위에 턱걸이하였다. 한편, 긴 수명을 자랑하며 장시간 10위권내에 머물렀던 〈와호장룡〉은 이제는 내공이 다했는지 개봉 19주째인 이번 주말에는 188만불의 수입으로 12위를 차지하는데 그쳐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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