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무더위로부터 우리 아이 지키기

중앙일보

입력

본격적인 한여름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이처럼 폭염이 지속되는 시기에는 어린이 건강에 특별히 신경 써야 한다. 성인과는 달리, 어린이들은 뜨거운 날씨에 더욱 취약하기 때문이다. 자녀들의 건강을 위해 ‘폭염을 피하는 방법’을 알아보자.

물·과일주스 등 규칙적으로 수분 섭취하는 습관

여름철에 햇빛이 가장 뜨거울 때는 오전 11시 부터 오후 4시까지다. 이 시간 동안 어린이들을 밖에 나가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야외 활동은 최대한 자제하고, 꼭 야외 활동이 필요하다면 30분을 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급적 그늘진 곳에 머무르도록 하고 충분한 물을 준비해서 규칙적으로 먹이는 것이 좋다. 넓은 챙이 있는 모자를 씌우고, 가벼우면서도 헐렁한 면 재질의 옷을 입힌다.

실내라고 더위에서 안전 지대는 아니다. 집안에만 있어도 더울 수 있다. 이 경우 에어컨을 작동시키되, 26~28℃로 온도를 맞추는 것이 적당하다. 만일 자녀의 방에 햇빛이 많이 들어온다면 커튼이나 천을 사용해 최대한 햇빛을 차단해준다. 그래도 더위를 호소하면,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시키고 시원한 물을 여러 번 얼굴과 목 뒷부분에 뿌려준다.

또 평소에도 규칙적으로 수분을 섭취하도록 습관을 들인다. 가천대 길병원 소아청소년과 은병욱 교수는 “물이나 과일주스 등을 주고, 카페인을 함유하고 있는 음료는 탈수를 가중시키므로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여름에 아이들은 아이스크림을 자주 찾는다. 그러나 아이스크림과 같은 찬 음식을 원하는 대로 주는 것은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한다. 찬 음식은 배탈은 물론 심하면 위경련까지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은 교수는 “음식은 평상시대로 먹게 하고, 수분을 함유하고 있는 샐러드나 과일을 많이 섭취하도록 식단을 계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땀띠 부위는 건조하게 하고 가루 파우더 뿌려

더운 날씨에는 염분이 부족할 수 있으므로 충분한 섭취가 필요하다. 직접 소금 섭취가 어려운 어린 아이에게는, 나트륨염이 잘 우러나는 다시마 같은 식재료를 우려내 먹게 해주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여름철에는 식중독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부모가 철저히 관리를 해야 한다. 식중독 균은 일반적으로 5℃ 이하 또는 60℃ 이상의 온도에서 증식이 억제된다. 요리재료를 구입한 후 얼리거나 가열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실제로 폭염과 관련된 질환 증상이 자녀에게 나타난다면, 당황하지 말고 신중히 대처해야 한다. 대표적 증상으로는 열사병이 있다. 갑자기 열이 심하게 나거나 설사를 하고, 황달을 보이거나 하면 열사병을 의심해야 한다. 일단 열사병 증상을 호소하면 비상 상황이기 때문에 응급실로 데려가는 것이 좋다. 응급 지원을 기다리는 동안에는 시원한 물이 담겨있는 욕조에 몸을 담그게 하거나, 샤워기를 이용해 몸에 물을 뿌리도록 한다.

이 외에도 열로 인한 경련을 보인다면 모든 행동을 중단하고 주스나 스포츠 음료를 마시게 하는 것이 좋다. 은 교수는 “경련이 중단된 후에 몇 시간은 활동을 자제토록 하고, 1시간 후에도 증상이 가라앉지 않는다면 병원으로 데려가야 한다”고 말했다.

어린이들에게 많이 볼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바로 땀띠다. 땀이 배출되는 통로인 땀관이 막히면서 땀샘에 염증이 발생하는 증상이다. 특히 아기들은 어른보다 땀샘의 밀도가 높아 땀띠가 잘 생길 수 밖에 없다. 피부에 투명한 물집이 생길 수도 있고, 가렵거나 따끔거리는 증상을 동반한다.

이 같은 땀띠는 간단한 대처만으로도 호전이 될 수 있다. 은 교수는 “최고의 대처 방법은 몸을 시원하게 하고 습기가 찬 환경을 피하게 해주는 것이다”며 “땀띠로 손상 받은 피부 부위를 건조하게 하고, 가루 파우더를 뿌려도 좋다”고 조언했다.

<글=김록환 기자 rokany@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