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SW-인간 번역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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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소프트웨어(SW)와 사람의 일.한 공개 번역대결에서 사람이 근소한 차이로 승리했다.

한국프레스센터 내셔널 프레스클럽에서 17일 벌어진 인간 대 SW의 번역대결은 이날 발간된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의 `경쟁원리보다 고용을 선택한 NTT'라는 제목의 사설을 누가 제대로 번역하느냐를 놓고 진행됐다.

이날 대결은 한일,일한 번역 SW 전문회사인 창신소프트(대표 지창진) (http://www.cssoft.co.kr)의 번역 SW `이지트랜스'(ezTrans)와 한국번역학회가 인정하는 1급 번역가 2명이 겨루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심사는 이덕봉 교수(동덕여대 외국어학부) 김숙자 교수(상명대 일어교육과) 등 4명의 일본어 전공 교수평가단이 맡았다.

심사기준은 번역속도와 정확도(100점) 이해도(100점) 등 3가지. 정확도는 문법띄어쓰기 등을 보고 틀릴 때마다 점수를 깎았고 이해도는 내용의 전달 여부를 놓고 문구마다 5점~0점씩 점수를 매겼다. 번역속도는 크게 의미가 없을 것으로 보고 참고만 하기로 했다.

대결 시작과 함께 SW는 단 3초만에 번역을 모두 끝내 프린트까지 마쳤다. 하지만 사람은 2명 모두 최종적으로 번역을 마치는데 27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다.

 심사 결과 정확도에서는 SW가 94점이었고 사람은 A번역가가 97점, B번역가가 99점을받았다. 이해도는 SW가 약간 떨어져 80점을 받았고 A번역가가 93점, B번역가가 97점이었다.

SW는 2가지 이상의 의미가 있는 일본어 조사 번역에서 가장 많은 오류를 보였으며 `광(光)서비스회사를 `빛서비스회사'로 번역하는 등 명사나 고유명사의 번역에도 다소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심사위원장을 맡은 이덕봉 교수는 "이해도가 약간 떨어지긴 했지만 이 정도면 일본어 전공 대학생 3학년 정도의 번역실력"이라며 "곧 인간보다 월등한 번역 SW가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창신소프트의 지창진 사장은 "이 SW를 사용하면 일본 야후 사이트에서 한글로 검색어를 입력해도 일본 정보검색이 가능하다"면서 "오는 7월에는 소형 휴대전화 크기의 음성 통역기를 개발해 번역이 아니라 통역도 가능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류현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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