늪에 빠진 반도체 산업, 당분간 '먹구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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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은 ''사상 최악의 해''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는 한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그동안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여건이 좋지 않았으며, 당분간은 이런 상황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레만 브라더즈 애널리스트인 댄 나일즈는 지난 9일 2001년 반도체 수입이 1985년도의 17% 하락폭보다 더 큰 폭인 18~20% 정도 떨어질 것으로 예측하는 비관적인 보고서를 발표했다.

나일즈는 인텔, 텍사스 인스트루먼츠, 사이프러스 세미컨덕터에 대한 평가를 낮췄다. 그 뿐만이 아니다. 프루덴셜 시큐리티 애널리스트인 한스 모세스만 역시 반도체 산업에 대한 비관적인 보고서를 발표했으며, 살로몬 스미스 바니 애널리스트인 조너던 조셉은 플래시 메모리 및 컴포넌트 판매 부진을 이유로 들면서 인텔에 대한 평가를 낮췄다.

정오 거래에서, 인텔 주식은 23.05달러로 약간 하락했다. 또한 텍사스 인스트루먼츠는 62센트 하락한 27.64달러를 기록했으며, 사이프러스는 71센트 하락한 15.05달러를 기록했다. 인텔 주식은 EC가 이 회사의 마케팅 관행을 조사하고 있다는 뉴스 때문에 지난 주 해외 거래에서 타격을 입었다.

나일즈는 "우리는 역사가 되풀이된다고 믿고 있다. 올해는 1996년보다 더 심한 불경기인데다 반도체 산업에 있어서는 80년대 중반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나일즈는 허약한 경제, 재고 문제, 닷컴사들과 구경제 기업들의 대규모 지출 중단 등이 칩 슬럼프를 야기한 요인들이라고 지적했다.

"1996년에는 반도체 산업의 수요 문제가 PC 시장에만 국한됐던 반면, 무선 및 네트워킹은 강한 성장세를 보였다. "나일즈는 이런 3개 시장 모두 부진한 상태이며, 무선 및 네트워킹 같은 성장성이 높던 시장들도 급속히 침체돼가고 있다고 밝혔다.

자사 장비를 다시 산다?

기업들이 몇 개의 출처에서 나오는 재고 때문에 곤란을 겪는 동안, 닷컴사들과 구경제 기업들의 지출이 격감하면서 어떤 경우에는 아예 지출이 중단되기도 했다. 게다가 파산기업들은 그들의 하드웨어를 경매에 부치고 있는데, 시스코 시스템즈, EMC, 썬 마이크로시스템즈 제품들이 10~20센트에 팔리고 있다고 한다.

나일즈는 "이런 기업들의 상당수가 자사 장비를 사실상 다시 사고 있어 그들 제품들간의 가격 경쟁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장기 계약을 갱신할 때가 되면, 가격상의 압력이 불거질 수 있다. 나일즈는 "고객들이 의미 있는 방식으로 추가 주문하기 시작하는 올 3~4분기에 이런 문제가 발생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수급 불균형이 생기기까지 9~12개월이 걸렸으며, 바닥시세로 떨어지려면 최소한 6~9개월은 더 있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나일즈는 2001년 인텔의 예상 수입을 주당 70센트에서 65센트로 낮추고, 2002년도는 80센트에서 75센트로 낮추면서, "1분기의 프로세서 이외 수입과 2분기의 주문 실적은 정말 비참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1분기 플래시 및 유선 통합회로 수입이 1년 전에 비해 30% 하락할 것이며 2분기에는 10~20% 추가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텍사스 인스트루먼츠의 2001년도 예상 수입을 주당 75센트에서 65센트로 낮추면서 "TI는 1분기 마무리가 부진했으며..., 2분기를 살펴보면, 반도체 수입이 전분기에 비해 최소한 10% 정도 추가 하락할 것이다. 과감한 비용 통제 노력에도 불구하고 마진이 또 한 번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나일즈는 2001년도 사이프러스 예상 수입도 주당 1.36달러에서 50센트로 낮추고 2002년도는 1.78달러에서 75센트로 낮췄다. 지난 3월 사이프러스는 1분기 예상 수입을 줄일 것이라고 투자자들에게 경고한 바 있다. @

Margaret Kane (ZDNet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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