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재단 이사진과 갈등을 빚어온 숙명여대 한영실(55) 총장의 연임이 사실상 어려워지게 됐다.
숙명여대는 25일 교수회의를 열고 18대 총장후보 선출 투표를 실시한 결과 영문학과 황선혜(58) 교수가 154표를 얻어 1위, 한 총장이 144표로 2위를 각각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숙대 학교법인 숙명학원 이사회는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황 교수와 한 총장 중 한 명을 새 총장으로 선임한다. 18대 총장의 임기는 9월 1일부터 4년이다.
이날 교수회의엔 재직 교수 340명 가운데 304명이 참석했다. 황 교수와 한 총장을 비롯해 경제학부 강인수(51) 교수, 경영학부 강정애(55) 교수 등 4명이 예비투표에서 걸러졌으나 강인수 교수와 강정애 교수가 중도사퇴해 최종 후보는 2명으로 압축됐다.
투표 결과는 이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당초 한 총장이 압도적으로 1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숙대 교수는 “예비후보 투표 때 한 총장이 1위였지만 재단과 갈등이 심각해지면서 한 총장에 대한 반대기류가 거세졌다 ”고 전했다.
한 총장이 2위 후보로 추천되면서 총장에 선임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 총장은 전임 총장인 이경숙(69) 명예교수와 학교운영을 놓고 마찰을 빚었다. 재단 이사진은 이 명예교수의 측근 또는 지인이 6명이다. 이 때문에 한 총장은 투표에 앞서 “사립학교법을 어겨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이사 승인이 취소된 이용태 이사장 등 2명이 총장 선임에 참여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서울서부지법에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송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