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보스턴의 고민 '우리에게 출전 기회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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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모 히데오의 노히트노런과 홈개막전 승리 등으로 좋은 출발을 보이고 있는 보스턴 레드삭스. 그러나 보스턴의 지미 윌리엄스 감독의 고민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출전기회를 잡지 못하는 선수들의 출전요구에 대한 목소리 때문이다.

가장 큰 목소리를 내는 선수는 올시즌 지명타자로 유력했던 단테 비셰트. 지난해 8월 신시내티로부터 트레이드되어 보스턴 유니폼을 입은 37세의 노장 우타자 비셰트는 이번 스프링캠프동안 거의 주전 지명타자로 낙점된 듯 싶었다.

그러나 시범경기에서의 그의 부진은 결국 지미 윌리엄스 감독으로 하여금 비셰트을 좌완선발투수용 지명타자로 기용하고 우완선발투수일 경우 좌타자 스캇 해티버그(31)를 지명타자로 기용하는 플래툰 시스템을 가동하게 만들었다.

정작 시즌에 들어서서는 그런 제한된 지명타자 자리도 그에게는 돌아오지 않고 있다. 라미레즈(28)가 허벅지 부상으로 인해 지명타자로 이동하면서 그나마의 자리도 남지 않게 된 것이다.

그리고 지난 5일(한국시간) 단테 비셰트는 감독의 선수기용 방침에 불만을 품고 그의 에이전트를 통해 그의 출전시간을 늘려주던지 아니면 트레이드를 시켜달라는 요구를 댄 듀켓 단장에게 하기에 이르렀다.

이후에 비셰트는 자신을 기용해달라는 의미로 한 발언이었다고 해명을 하기는 했지만 문제는 그의 발언을 통해 그와 비슷하게 출전기회를 못잡고 있는 다른 선수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이다.

가장 큰 불씨는 역시 트롯 닉슨(27)이다. 지난해 까지 주전 우익수였던 닉슨은 지난 겨울 라미레즈의 영입으로 인해 그의 포지션을 잃게 되었다. 한창 잘나가고 있는 젊은 유망주에게 있어서 라미레즈란 벽은 너무 높아 보이는 듯 했다.

현재는 라미레즈의 허벅지 부상으로 대신 선발 우익수로 출전하고 있기는 하지만 우익수 수비에 유난히 애착을 가지고 있는 라미레즈가 다시 수비로 돌아온다면 닉슨은 어쩔수 없이 벤치를 지켜야 할 전망이다.

지난 시범경기에서 .369의 타율에 장타율 .815, 홈런 7개를 쳐내며 팀내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닉슨은 그러나 정작 시즌에 들어와서는 라미레즈의 컨디션을 살펴야만 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현재로서는 그가 공식적으로 트레이드를 요구하거나 하는 움직임은 없다. 그는 보스턴이라는 팀에 대한 애착이 유난히 강한 선수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벤치에 앉아 있거나 대체요원 정도로 활약하기에는 그의 기량은 물론 그의 경기출전에 대한 욕구가 너무 커 보인다. 그리고 그의 뛰어난 기량을 탐을 내는 팀 역시 무척이나 많다.

그런 의미에서 조만간 그의 트레이드 요구가 가시화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어쩌면 팀으로서도 포수나 내야수 같은 취약한 포지션을 보강할 수 있는 좋은 트레이드 카드가 될 수 있다.

초반에 잘나가고 있는 보스턴이기는 하지만 이러한 선수들의 출전기회에 대한 불만은 나중에 팀웍을 해치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어떻게든 보스턴으로서는 외야 포지션과 지명타자 자리에 대한 교통정리가 시급히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미 윌리엄스 감독의 결단이 필요할 때가 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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