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야구] 이종범 '주니치 떠나겠다'

중앙일보

입력

'바람의 아들' 이라는 그의 별명을 기억해주는 팬들도 이젠 많지 않다.

"이대로는 한국에 돌아갈 수 없다" 며 상처난 자존심을 다시 세워보려 하지만 주변 상황은 여의치 않다. 이종범(주니치 드래건스·사진)의 명예는 이대로 땅에 떨어지는가.

이선수는 지난 5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올해만 시범경기 때를 포함, 두번째 2군 강등이다. 처음에는 '시즌이 되면 기회가 오겠지' 라고 판단했던 이종범도 이번에는 참기 힘들었는지 강수를 뒀다.

그는 호시노 감독이 자신을 기용하겠다는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최종 판단하고 "나를 필요로 하지 않는 팀에 있을 수는 없다" 며 주니치와 결별을 선언했다.

이선수의 결별 선언이 구단에 대한 엄포용이라면 다시 기회가 주어지겠지만 감독을 절대자, 신(神)으로 알고 야구하는 일본 분위기로 볼 때 컴백은 가능성이 없다.

감독과 사이가 틀어지면 그것으로 끝이다.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정민철도 나가시마 감독의 눈밖에 난 뒤 기회를 못잡고 있다. 남은 길은 일본 내의 다른 팀으로 트레이드되거나 한국으로 돌아오는 것이다.

이선수는 "돌아가더라도 보란 듯이 활약한 뒤에나 가겠다" 며 국내 복귀보다는 다른 팀으로의 트레이드를 원하고 있다.

구단이 이선수를 트레이드한다면 주니치가 속한 센트럴리그가 아닌 퍼시픽리그가 될 가능성이 크다. 자신은 투수를 상대한 경험이 3년이나 된 센트럴리그 잔류를 원하겠지만 구단 입장은 반대이기 때문이다.

이선수의 올해 연봉은 8천만엔(약 8억8천만원)으로 높은 편이다. 또 이미 시즌이 시작돼 팀마다 외국인 야수 등록제한 2명을 대부분 채우고 있다는 것도 트레이드가 어려운 조건이다. 따라서 이종범의 가슴앓이는 당분간 계속될 조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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