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기다렸다" 이승엽 개막 축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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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개 구장을 가득 메운 6만7천2백여명의 관중. 장애를 이긴 소년 애덤 킹의 시구. 그리고 그 열기를 방망이 끝에 가득 담아 힘차게 쏘아올린 '국민 타자' 이승엽(삼성)의 시즌 개막 축포.

2001년 프로야구가 잠실.대구.수원.인천에서 힘차게 출발했다. 잠실구장에는 3만5백여명의 관중이 가득 들어차 2년 연속 개막전 만원 관중을 기록했고 대구(1만3천명).인천(1만1천4백여명)도 만원의 열기에 동참했다. 수원(1만2천3백여명)만이 군데군데 빈 자리가 있었을 뿐 개막의 열기는 뜨거웠다.

역대 개막전 최다 관중이었던 지난해(8만1천8백30명)에 이어 개막전 사상 두번째로 많은 관중이다.

올 시즌 프로야구 첫 홈런의 영광은 국내 타자의 자존심 이승엽에게 돌아갔다. 이승엽은 대구구장에서 0 - 1로 뒤진 1회말 볼카운트 2 - 1에서 한화 송진우의 1백38㎞ 직구를 그대로 걷어올려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을 작렬, 가장 먼저 홈런 테이프를 끊었다.

1999년 54홈런을 때렸던 이승엽은 지난해 홈런왕 타이틀을 박경완(현대)에게 내줬으나 올해 일찌감치 신고식을 치러 타이틀 탈환에 힘찬 시동을 걸었다.

공식 개막전으로 치러진 수원 현대-롯데전에서는 하위팀으로 지목됐던 롯데가 지난해 우승팀 현대를 5 - 1로 격파하는 반란을 일으켰다. 롯데 선발 기론은 6이닝 동안 여덟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현대 타자들을 3안타 1실점으로 꽁꽁 묶었고 '탱크' 박정태는 3 - 1로 앞서던 8회초 승부에 쐐기를 박는 2점 홈런을 쏘아올렸다.

시범경기에서 현대를 상대로 5이닝 동안 무려 11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특유의 날카로운 체인지업을 과시했던 기론은 개막전에서도 현대 타자들에게 유난히 강한 모습을 보이며 승리투수가 돼 '현대 킬러' 로 떠올랐다.

겨울훈련 부족으로 시범경기에서 뚜렷한 활약을 펼치지 못했던 박정태는 지명타자로 출장, 6회초 승리의 발판이 된 2루타를 때렸고 8회초에는 2점 홈런을 때려 중심타자로서 제몫을 해냈다. 롯데는 외국인 선수 호세가 라인업에 가세하는 이번 주말부터 강력한 상위권 후보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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