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용 수입은 줄고, 사치품 수입은 늘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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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수입구조도 올들어 불안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수출용 자본재의 수입이 감소하는 등 수출을 위한 수입은 크게 둔화된 반면 모피의류 등 고급 소비재의 수입은 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한국무역협회와 무역업계에 따르면 올해 1-2월 수출용 수입은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0.4% 증가하는데 그쳤지만 내수용 수입은 3.3%가 증가했다.

특히 기계류 등 수출용 자본재의 수입이 6.6% 감소, 앞으로의 수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쌍용 최형진 이사는 "최근 원.달러 환율 상승으로 수출용 원자재 및 자본재의수입이 둔화되고 있다"며 "이는 2-3개월 후에는 다시 수출의 감소로 이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반면 모피의류가 작년 동기보다 16.1% 늘어난 562만달러어치가 수입되는 등 호화 사치품으로 분류되는 품목의 수입은 전체 수입 증가율(2.0%)을 크게 웃돌아 IMF위기 이후 소득계층 양분화 현상을 반영하고 있다.

화장품이 6천316만달러 어치가 수입돼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4.9% 늘어난것을 비롯해 컬러TV(56.0%), 에어컨(55.9%), 휴대폰(76.7%), 승용차(65.4%), 위스키(9.0%), 바닷가재(332.0%), 핸드백(16.1%), 구두(37.2%) 등의 수입도 급증했다.

그나마 사치품으로 꼽히는 품목 가운데 감소세를 보인 것은 스키용구와 골프용구 정도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고급 소비재로 꼽히는 품목중 대부분은 수입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미국의 경기침체 등 수출환경의 악화와 함께 수입구조의 악화도 무역수지 방어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경수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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