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극우당 “그리스인 피만 받아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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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그리스 극우정당 황금새벽당이 그리스 혈통만을 대상으로 한 헌혈운동을 시작해 인권단체 및 의료당국의 비난을 사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황금새벽당은 최근 수도 아테네에 헌혈자원자를 요청하는 포스터를 붙였다. 문제는 여기에 ‘그리스인에게만 수혈’이라고 단서를 단 점이다. 헌혈자 역시 그리스인으로 제한했다.

 ‘위대한 그리스의 부활’을 주창하는 황금새벽당은 공공연한 인종주의를 표방해 ‘네오나치’라는 비판을 듣고 있다. 이번 조치도 아테네 국립병원 내 그리스인 전용 혈액은행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테네 의사협회 관계자는 “비과학적이고 정신나간 인종주의 행위”라고 발끈했다. 보건당국 역시 “헌혈된 혈액은 필요로 하는 누구에게나 수혈될 수 있다”며 “대상을 제한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못 박았다.

 하지만 황금새벽당은 “누구에게 수혈할 것인가는 우리 당뿐 아니라 헌혈 자원자도 동의하는 일”이라며 아랑곳하지 않겠다는 자세다. 채무위기에 빠진 그리스는 최근 경제위기 불만을 이민자와 난민에게 돌리는 인종주의가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 뉴욕타임스가 15일 “그리스가 유럽으로 통하는 뒷문(Back Door)을 제공하고 있다”고 보도할 정도로 북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 넘어오는 불법이민자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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