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 속옷 줄여서…" 北 군인 충격실태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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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농촌 일에 나선 북한 군인들]

북한의 식량난이 최악으로 치닫는 가운데, 비교적 안정적인 생활을 하던 군 장교들까지 굶주림에 못 이겨 부대를 떠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열린북한방송에 따르면 북한 국경 지역 함경북도 무산의 소식통은 "보릿고개에 가뭄까지 겹쳐 주민들은 물론 군 장교들조차도 극심한 생활난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보릿고개에 가뭄까지 겹치면서 군인들의 생활은 더욱 궁핍해졌다. 6~7월 식량 공급 명목으로 지급됐던 감자의 수확이 예년에 비해 감소했고, 채소 값도 평소 3배 가량 올랐다.

최근에는 여느 군부대보다 사정이 괜찮았던 호위사령부 건설부대와 38분계연선 군 장교 가족들도 먹을 것과 생활 필수품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위사령부는 김정은 등 북한의 최고 지도층을 보호하는 북한군 내 핵심 부대다.

스스로 군 부대를 떠나는 이들도 수두룩하다. 소식통은 "평양 호위사령부 건설부대 장교로 있던 40대 중반 남성도 최근 생활난을 견디지 못해 아프다는 구실로 제대했다"며 "38분계연선에서 군 장교로 복무하던 30대 후반 남성도 휴가를 받아 온 가족을 데리고 고향인 무산에 갔다"고 말했다.

군인 가족 아이들은 신발을 꿰매 신고, 속옷도 어른들이 입던 것을 줄여서 입는다는 전언이다.

북한 주민들은 "장교들 생활이 저러니 일반 군부대는 더 어려울 것"이라며 저마다 군대 간 아들을 걱정하고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김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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