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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트바에 빠진 女직장인·주부들…'정빠' '디빠' 뭔가보니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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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JTBC 방송 캡처

요즘 남성접대부들이 여성 고객을 상대하는 호스트바가 크게 늘고 있다. 예전에는 주로 여성 접대부들이 주 고객이었는데 요즘 여성 직장인, 주부 등으로 고객층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남자들의 못된 밤문화가 여성들에게 침투한 현장을 JTBC가 취재했다.

지난 10일 오후 1시쯤 서울 삼성동. 대낮인데도 술에 취해 비틀거리는 여성들이 줄줄이 건물을 빠져 나온다. 20~30대로 보이는 이들이 나온 곳은 남성접대부가 등장하는 술집, 일명 호스트바이다.

소설 '나는 텐프로다' 저자 소재원 씨는 "요즘은 10시부터 하는 데도 있어요. 되게 많아졌어요. 일반 남자들이 가는 술집같이 똑같이 변했다고 보면 돼요"라고 말했다.

90년대 초반 일본에서 유입된 호스트바는 유흥업소 여 종업원들을 주요 고객으로 번성했다. 고급 룸살롱 마담 A씨는 "일 끝나는 아가씨들이 갈 곳이 호스트바니까"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일반 여성들을 상대로 영업하는 호스트바들이 크게 늘고 있다. 유흥가 대로변에선 여성들에게 접근하는 호객꾼들도 쉽게 만날 수 있다. 한 호스트바 호객꾼은 "가셔서 전체적으로 보고 마음에 들면 술 드시면 되고 맘에 안들면 가셔도 되고"라고 유혹했다.

취재진은 손님을 가장해 호스트바에 들어가 봤다. 평일 자정이 가까운 늦은 밤인데 20개 방은 모두 꽉 찼다. 호스트바 매니저는 "방이 20개인데 지금 두 개 남은건데, 저희가 하나 들어왔고 지금 옆 방이 바로 또 찼어요"라고 말했다.

남성과 여성의 관계가 바뀌었을 뿐, 여느 유흥업소 풍경과 다를 바 없다. 남성들은 선택을 받기 위해 노래와 춤은 물론, 옷 벗기도 불사한다. 호스트바 직원은 "옛날에는 (손님이) 술집 애들 위주였잖아요. 거의 그런데 지금은 일반 사람도 많이 오고 해요"라고 말했다.미성년 남성 접대부를 고용하거나 미성년 여성 손님을 받는 등 불법도 버젓이 이뤄지고 있었다. 영업이 아침까지 이어지며 술에 취해 소파에 뻗은 여성들도 곳곳에 보인다.

호스트바를 찾은 여성들이 늘면서 호스트바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정통 호스트바를 뜻하는 '정빠'와 저렴한 가격대의 '디빠'가 대표적이다. 접대부 나이대에 따라 30대 남성이 접대부로 나오는 '삼촌방', 40대 호스트가 대부분인 '아빠방'으로도 나뉜다. 최근엔 동성애자들을 상대하는 '잡빠'도 등장했다.

문제는 호스트바에 호기심으로 가본 후 중독돼 유흥비를 조달하기 위해 범죄에 빠져든 여성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호스트바 직원은 "중독된 사람들 많죠. 보면 거의 맨날 오는 사람들. 진짜 자주 오는 사람은 주말 빼놓고 일주일에 5번씩 오기도 해요"라고 말했다.

심수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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