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 ‘돈 세탁’ 10억달러 벌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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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영국 최대 은행인 HSBC가 불명예 전당에 이름을 올려놓게 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HSBC 북미지역 법인이 돈세탁에 관련돼 벌금을 최대 10억 달러(약 1조1400억원)까지 물게 생겼다”고 12일 보도했다. HSBC 돈세탁 스캔들은 바클레이스의 리보(런던은행간금리) 조작과 함께 영국 시중은행 신뢰도 추락을 더욱 부추길 전망이다. FT 보도 출처는 HSBC 최고경영자(CEO)인 스튜어트 걸리버가 임직원에게 띄운 e-메일이었다. 걸리버는 e-메일에서 “2004~2010년 우리 은행의 돈세탁 감시가 좀 더 효율적이고 치밀했어야 했다”며 “감시 시스템이 용납할 수 없는 행위를 적발해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잘못을 바로잡는 데 책임을 다해야 옳다”고 했다.

 걸리버는 어떤 세력이 HSBC를 통해 돈을 세탁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FT는 “테러 조직의 자금이 HSBC 은행을 통해 세탁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그 바람에 걸리버는 이달 17일 미국 상원에 출석해야 한다. 테러자금 세탁과 관련해 청문회 증언대에 서기 위해서다.

 네덜란드의 ING은행은 이란과 쿠바 기업들이 미국 금융시스템에서 자금 수십억 달러를 옮길 수 있도록 도운 혐의로 벌금 6억1900만 달러를 물었다. HSBC 돈세탁 규모는 ING보다 큰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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