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1㎡ 찾았더니 … 원룸에 3명 살아도 되겠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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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전용면적 24~29㎡의 초소형 주거시설인 서울 서초동 강남역 푸르지오시티는 거실과 방을 분리한 ‘투룸’ 구조를 도입했다. [사진 대우건설]

꼬마 주거시설의 사용 면적이 넓어지고 있다. 작은 공간이지만 1인 가구뿐 아니라 2~3인이 살아도 될 만큼 공간 활용도가 커지고 있다. 작은 공간을 쪼개고, 합치는 한편 틈새공간을 살린 다양한 평면이 개발되고 있어서다. 이 시설에 임대수익을 노린 투자자뿐 아니라 실수요자의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이런 이유가 크다.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은 구조. 이전에는 대개 방 하나에 싱크대·가스레인지 등이 모두 갖춰진 원룸(1베이) 형태였다. 최근에는 공간을 쪼개 침실·주방으로 분리(2베이)하거나 주방과 침실 2개(3베이)로 만들기도 한다. 한국토지신탁이 경기도 광교신도시에서 내놓은 광교 코아루S 오피스텔 34㎡형(이하 전용면적)은 2베이로 설계돼 주방과 침실이 들어간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송파 푸르지오 시티 원룸(46㎡)형의 경우 구조를 사각형이 아닌 ‘L자’형으로 만들어 거실과 방이 자연스레 분리되도록 했다. 대우건설 이기남 분양소장은 “이전의 원룸은 주방과 침실이 분리되지 않아 음식 냄새 등이 단점으로 지적됐다”며 “ 아파트 같은 구조를 도입해 주거편의성을 높였다”고 말했다.

  방 개수도 많아지고 있다. 서울 서초동 강남역 푸르지오 시티는 24~29㎡ 초소형 오피스텔이지만 방이 2개다. 서울 마포구 상암동 상암 한화 오벨리스크 오피스텔 39㎡형은 가변형 벽체를 넣어 원룸으로 쓰거나 거실·침실을 분리해 사용할 수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도 거실·주방은 물론 침실 2개에 가족실까지 있는 소형 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업체들은 고급 주택에나 적용되던 테라스를 소형에도 설치해 서비스 면적을 늘려주기도 한다. 광교신도시 푸르지오 월드마크의 경우 전용 31㎡ 에도 5.4~25㎡의 테라스가 있다. 신세계건설이 광교신도시에 내놓은 더로프트 오피스텔(307실)의 16㎡형(44실)에도 테라스가 있다. 부산 해운대 베르나움 오피스텔 (27~39㎡)에도 테라스(6㎡)가 조성된다.

  천장을 높여 여유공간을 활용토록 하는 곳도 있다. SK건설은 경기도 판교신도시에 내놓은 판교역 SK허브의 천장을 3.9m로 높게 설계해 복층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우미건설은 경기도 동탄신도시 우미 쁘띠린의 천장을 40㎝ 높여 2.8m로 설계하고 수납공간도 만들었다. 우미건설 김헌 이사는 “허공일 뿐인 천장의 빈 공간을 다락으로 만들어 4㎡의 수납공간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자투리 공간에 붙박이 가구·가전제품이나 수납공간을 배치해 여유공간을 확보하기도 한다. 한화건설은 서울 마포구 상암동 오벨리스크(19~36㎡)에 무빙 접이식 테이블과 서랍식 빨래건조대를 설치한다. 평상시에는 공간을 차지하지 않고 필요할 때만 꺼내 쓰면 된다.

최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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