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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있는 마을’이 부자 된다 ⑦ 무공해 피서로 소문 난 마을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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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안덕마을의 토속 한증막. 찜질·쑥뜸 등을 할 수 있어 방문객들로 넘쳐난다. [완주=프리랜서 오종찬]

전북 전주시에서 자동차로 20분 거리에 있는 완주군 구이면 안덕마을. 겉보기엔 여느 농촌 마을과 비슷하다. 150여 가구에 200여 명의 주민은 70~80대가 대부분이다. 몇 년 전만 해도 빈집이 20~30여 가구 될 정도로 썰렁했다.

 하지만 이 마을엔 2~3년 전부터 도시인들이 몰려온다. 평일에는 하루 50~100여 명, 주말이면 300~400명이 찾아온다. 박원순 서울시장도 3년 전부터 매년 한 차례 가족과 함께 찾아와 휴가를 즐겼다. 비결은 이 마을에 들어선 대형 토속 한증막과 황토방 숙소, 신선한 야채로 차리는 웰빙 밥상에 있다. 도시인들은 마을에서 목욕하고 찜질받고, 쑥뜸을 뜨면서 지친 일상을 내려놓는다. 농민들이 직접 재배한 상추·고추·깻잎과 산에서 뜯은 고사리·취나물 등으로 마련한 채식 뷔페를 즐기면서 황토방에서 숙면한다.

 ‘색깔 있는 마을’이 여름 피서지로 각광받고 있다. 농산촌·뗏목·휴식·생태·건강 등 독특한 체험 프로그램을 내세워 휴가 시즌을 맞은 도시인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안덕마을은 2009년 70여 명의 주민이 영농조합을 구성하고 ‘건강 힐링’ 마을을 꾸몄다. 마을 옆 한의원이 운영하던 기존의 토속 한증막을 중심으로 자치단체의 지원을 받아 3300㎡ 부지에 돌담·마당을 갖춘 황토방, 야채 위주의 웰빙 식당 등을 새로 지었다.

 안덕마을에 가면 언제라도 편안한 휴식을 즐길 수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외지인들이 찾기 시작했다. 7일 토요일엔 광주광역시 북구 자치위원 50여 명이 들어왔다. 자치위원들은 마을 주변의 둘레길에서 등산을 하고, 한증막에서 몸을 푼 뒤 황토방에서 1박을 했다. 떠나갈 때는 효소·된장·청국장 등 지역 농산물 200만원어치를 사갔다.

 노희철(51·건설업·광주시 일곡동)씨는 “안덕마을은 고향의 정이 물씬 느껴진다. 스트레스를 씻을 수 있고 무공해 웰빙 먹거리가 있어 좋다”고 말했다.

 안덕마을처럼 볼거리와 체험거리로 피서철 도시인들을 유혹하는 마을은 전국에 30여 곳 있다. 화전민이 일군 강원도 횡성군 청일면 봉명리 고라데이(골짜기)마을은 두메산골 특성을 살렸다. 해발 900m가 넘는 산봉우리에 둘러싸인 마을에 펼쳐지는 트레킹 코스는 높은 산과 깊은 계곡, 폭포를 연결했 다. 산삼과 약초를 캐는 심마니 체험도 할 수 있다. 소백산 정상인 비로봉 아래에 있는 충북 단양군 가곡면의 한드미마을은 별을 감상하고 캠프파이어를 할 수 있는 산촌체험 마을. 동굴체험과 뗏목체험, 장작불로 가마솥에 밥짓기, 떡·두부 만들기도 할 수 있다.

 이들 마을이 활기를 되찾으면서 귀농·귀촌 인구도 늘고 있다. 안덕마을은 지난해 3만여 명이 찾아 5억3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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