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주 일하고 연봉 16만 달러…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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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국제 유가 급등의 요인으로 작용했던 노르웨이 연안 북해 유전 근로자들의 파업이 9일(현지시간) 정부 개입으로 일단락됐다. 1년에 16주만 일하고 100만 크로네(16만 달러·약 1억8800만원)에 이르는 연봉을 받으면서도 연금 수령 연령을 낮춰달라고 요구하던 유전 노동자들을 두고 ‘귀족 노조’라는 비판이 일어왔다. 이번 파업은 복지국가의 롤모델인 노르웨이 국민조차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일이었다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이에 집권당인 노동당도 강제조치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노르웨이 석유생산업체 노조 소속 700여 명은 연금을 완전 수령할 수 있는 나이를 현행 65세에서 62세로 낮춰달라고 요구하며 지난달 24일부터 16일 동안 파업을 벌여왔다. 반면에 석유산업협회(OLF)는 9일 자정까지 파업을 끝내지 않으면 직장 폐쇄에 들어가겠다고 맞섰다.

 OLF 대표 협상가인 얀 호든란드는 파이낸셜타임스에 “유전 근로자들은 노르웨이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직업 중 하나인 백만장자 노동자들”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고위험·고강도 업무라는 이유로 연간 평균 16주 정도만 근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노르웨이는 세계 8위의 원유 수출 국가로 이번 파업으로 인해 ‘안정적 원유 공급국가’라는 이미지에 손상이 생겼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전했다. OLF는 파업에 따른 손실액을 5억900만 달러로 추산했다.

 노조는 정부의 ‘강제 개입’으로 임금·연금과 관련한 요구를 관철하는 데 실패했다.

유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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