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매무새’는 ‘매무시’한 결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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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친구의 주선으로 오랜만에 소개팅에 나가게 된 그녀. 설레는 마음으로 힐끗힐끗 유리창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며 옷차림을 점검하고 있다. 고운 옷매무새를 위해 몇 번이고 옷매무시한 뒤에야 안으로 들어서는 모습에서 긴장한 속내가 읽힌다.

 이처럼 옷을 입은 모양새와 관련된 말로 ‘옷매무새’와 ‘옷매무시’가 있다. 둘 중 하나가 틀린 표현이거나 사투리라고 알고 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

 그러나 ‘옷매무새’와 ‘옷매무시’는 둘 다 표준어다. 각각 ‘매무새’와 ‘매무시’에서 온 말로, 둘은 다른 뜻으로 쓰이므로 단어 선택에 주의해야 한다.

 ‘매무새’는 옷·머리 등을 수습해 입거나 손질한 모양새를 의미한다. “기다리는 동안 틈틈이 매무새를 가다듬고 있었다” “매무새가 추레한 사람에게 호감을 가질 여자가 어디 있겠나” 등과 같이 쓸 수 있다.

 ‘매무시’는 옷을 입을 때 매고 여미는 뒷단속을 뜻한다. 따라서 ‘매무시’는 “손을 씻고 나서 매무시를 다시 했다” “매무시를 잘해야 보기에도 좋다”처럼 사용된다.

 즉 ‘매무새’는 어떤 모양을 뜻하고 ‘매무시’는 행위를 뜻한다. 따라서 ‘매무시’는 ‘-하다’를 붙여 동사로 만들 수 있다. “매무시하는 모습을 보니 평소의 꼼꼼한 성격이 확연히 드러난다” “면접을 치르러 온 사람들은 회사 현관 앞에서 양복을 매무시했다”와 같이 쓸 수 있다.

 ‘매무새’는 ‘매무시’가 완성된 형태의 맵시를 의미하므로 ‘매무새’는 ‘매무시’한 결과라고 생각하면 기억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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