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벤처업체 중심으로 음성 인식 기술 꾸준히 발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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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제조사에서부터 인터넷 포털업체까지 음성 인식 및 명령 수행기술에 매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음성 인식 소프트웨어 벤처 다이알로이드의 이상호(41·사진) 대표는 “이 기능이 모든 서비스로 가는 포털, 즉 문 역할을 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LG전자와 NHN에서 10년 넘게 음성 인식기술을 개발해 왔다. 이 대표는 올해 초 NHN을 떠나 다이알로이드를 차렸다.

 -음성 인식기술이 포털이 된다는 게 무슨 뜻인가.

 “지금은 중앙일보 홈페이지에 가고 싶으면 인터넷을 열고 검색창에 ‘중앙일보’를 쳐 넣는다. 하지만 곧 스마트폰이나 PC에 대고 ‘중앙일보 홈페이지 열어 줘’라고 말하는 시대가 될 것이다. 포털사이트 역할을 음성 인식기능이 대신하게 되는 셈이다. 지난해 10월 시리가 세상에 나오면서 그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

 -스마트폰이나 PC에서만 사용되나 .

 “음성 인식은 각종 가전제품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이미 국산 로봇청소기에도 그런 기능이 있다.”

 -국내에 출시된 4개 제조사 스마트폰의 해당 기능을 써 봤더니 애플 시리가 가장 정확하더라.

 “시리의 탄생을 들여다보면 그 이유가 보인다. 시리는 미국 국방부 인공지능 개발 프로젝트의 산물이다. 단순히 음성을 인식하는 게 아니라 사람의 말을 이해하고 사람처럼 대답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국내 제조사들은 왜 못 만드나.

 “시리는 애플이 아니라 미국 정부의 작품이다. 미국 정부는 당장 시장에서 팔리지 않을 기술을 꾸준히 지원한다. 어마어마한 비용이 들 뿐 아니라 상용화가 어려워 기업은 할 수 없다. 달에 첫 우주인을 보낸 것 역시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었다. 이런 연구 기반이 없었다면 시리도 없었을 것이다.”

 -국내 기술 수준은 어떤가.

 “미국 같은 선진국과 비교하기 힘들다. 삼성전자도 음성 명령 수행 기능 프로그램을 미국 블링고에 의뢰하지 않았나. 하지만 벤처업체를 중심으로 음성 인식 기술이 꾸준히 발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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