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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륵’ 중국펀드, 손실폭 줄자 자금 썰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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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0면

#2007년 6월 1억원을 중국 펀드에 투자한 박지민(34)씨. 그해엔 수익이 났지만 이듬해인 2008년 이후로는 수익률이 형편없다. 5년을 묵혔지만 수익을 올리기는커녕 지금까지 30% 안팎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박씨는 “최근 조금씩 손실 폭이 줄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골칫거리”라며 “없는 셈치고 더 기다려야 할지, 지금이라도 돈을 빼서 다른 데 투자해야 할지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승(42)씨는 올 초 중국 펀드에 3000만원을 투자했다. 유로존 재정위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그나마 믿을 곳은 중국뿐이란 생각에서다. 6개월간 수익률은 3% 안팎. 김씨는 “투자할 때 기대한 것만큼 만족스러운 성과는 아니다”라며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수익률이 나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올 상반기에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해외펀드에서 자금이 계속 이탈했다. 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 6개월간 2조원 넘는 돈이 해외펀드에서 빠져나갔다. 국내 주식형 펀드보다 더 많은 수치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줄어든 것은 누구나 하나쯤은 갖고 있다는 ‘국민 애물단지’ 중국펀드다. 중국펀드 붐이 일었던 2007년에 돈을 넣은 투자자는 현재 원금에서 대략 20~30% 손실을 보고 있다. 수익률이 급락하는 바람에 손절매 타이밍을 놓쳐 어쩔 수 없는 장기 투자자로 묶여 있다가, 최근 중국펀드 손실 폭이 조금 줄어들자 너도나도 비중을 줄인 것이다. ‘신한BNPP봉쥬르차이나’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 ‘피델리티차이나’ ‘슈로더차이나그로스’ 등 순자산 5000억원이 넘는 대형 중국펀드 5개에서만 5109억원의 돈이 탈출했다.

 이렇게 중국펀드에서의 자금이탈이 한창일 때 자금 유입이 가장 많았던 해외펀드 역시 중국펀드였다.

 신규 투자자가 생긴 이유는 올해 중국 증시가 다른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나았기 때문이다. 상반기 중국 주식펀드 수익률은 3.13%를 기록했다.

 중국뿐 아니라 올 상반기엔 해외 주식펀드의 성과가 평균적으로 국내 주식펀드보다 좋았다. 해외 주식펀드의 상반기 평균 수익률은 1.29%로, 같은 기간 국내 주식펀드 평균(0.88%)을 앞질렀다. 지역별로는 동남아주식펀드(7.15%)와 북미주식펀드(5.84%) 수익률이 뛰어났다. 세계 각국의 특정 업종 기업을 골라 집중 투자하는 섹터펀드 중에서는 헬스케어업종펀드가 무려 12.78%의 수익률을 올렸다. 소비재업종펀드(6.63%)도 좋았다. 유럽 위기 탓에 전 세계적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나타나 채권펀드도 강세였다. 해외채권형 펀드는 상반기 5.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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