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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감을 밀어내 그리다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278호 24면

‘접합 74-98’(1974), 마포에 유채, 225*97㎝

"마대 위로 나온 물감을 지우고 밀어내면 그 스스로 나에게 말을 건넨다. 뒤에서 밀려나온 물감이 마대 캔버스와 만들어내는 비정형적인 이미지는 자연과 가장 닮아 있다. 자신의 재주를 숨기면서 표현하려는 내용을 충분히 담는 것이 예술이다. 기술이 튀면 그것만 보이는 법이다. 단순해질수록 어려워지는 것이다. 계속 단순화하고 제외하고 정수만 남기고 싶다.”
한국 추상미술을 대표하는 화가 하종현(75)은 마포(麻布)로 만든 화면을 애용한다. 화면 뒤에서 안료를 밀어내면 삼베에 한약재를 짜듯 물감의 ‘진액’이 배어나온다. 이 ‘접합’ 시리즈로 그는 추상회화의 새로운 스타일을 개척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가 화업을 시작한 1960년대 작품부터 최근작 ‘이후접합’까지 대표작 85점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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