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사망 100명 중 8명은 직업 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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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직업과 관련된 암으로 연간 약 6000명이 숨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일 강원대 의대 손미아(예방의학) 교수팀의 ‘우리나라의 직업성 암 부담 연구’에 따르면 국내에서 2007년 암으로 숨진 6만7112명 중 8.5%(5691명)가 직업적으로 각종 발암물질에 지속적으로 노출된 데 따른 암(직업성 암)이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 연구는 국립암센터의 의뢰를 받아 실시됐다.

 직업성 암으로 숨진 남성은 4920명으로 여성(771명)보다 6배 넘게 많았다. 직업성 암 발생 위험이 높은 건설직·제조업·운전 등에 종사하는 남성 비율이 훨씬 높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손 교수는 “국내에서 직업성 암을 주로 유발하는 발암물질은 석면·실리카·방사선·디젤엔진 등이었다”고 말했다. 특히 석면이 폐암을 유발하는 기여도가 가장 높아 남성 폐암의 12.4%, 여자 폐암의 6.7%가 석면 때문이었다.

 국제암연구소(IARC)가 1등급 발암물질로 분류한 석면은 국내에선 2008년에 사용금지 조치가 내려졌다. 하지만 발암물질이 암을 발생시키는 데 걸리는 기간(잠복기)이 10∼40년인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석면 노출 로 인한 암 발생과 사망이 증가할 것으로 연구팀은 추정했다. 손 교수는 “직업성 암 사망률을 낮추려면 영세 사업장·하청업체·건설업 노동자 등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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