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여성주간에 다시 여성 차별을 생각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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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이번 주가 제17회 여성주간이다. 여성가족부는 오늘 기념식을 열고 유공자 포상 등 다양한 행사를 벌인다. 그간 민관의 노력으로 여성 지위가 향상된 건 사실이다.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아지고 기업체 여성 임원과 여성 국회의원 숫자도 늘어났다. 각종 고시에서 여성들의 활약상은 더욱 두드러진다. 문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에 대한 차별대우가 여전히 상당하다는 점이다.

 기획재정부가 얼마 전 펴낸 2011년 국가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성(性) 격차 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1개 회원국 가운데 30위에 불과하다. 남성에 비교한 여성임금 비율은 아예 꼴찌다. 여성에 대한 차별대우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의미다. 기획재정부가 우리의 국가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지적할 정도다. 특히 우리나라는 일하는 여성에 대한 배려가 태부족하다.

 얼마 전 워킹맘의 만족도가 전업주부보다 낮다는 통계도 있었다. 이런 현상들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게 저출산이다. 2010년 기준 합계출산율(1.23명)은 전 세계 186개국 가운데 184위였다. 그만큼 아이 키우기가 대단히 힘들다는 얘기다. 일·가족 양립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저출산은 우리의 미래를 갉아먹는다는 점에서 대단히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OECD가 2030년 우리 경제 잠재성장률을 세계 최저인 1%대로 확 끌어내린 것도 이 때문이 컸다.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가가 활발해지는 동시에 출산율이 높아져야 하는 이유다. 그러려면 여성에 대한 차별대우는 해소돼야 한다. 워킹맘에 대한 배려도 훨씬 높아져야 한다. 여성주간을 맞아 온 사회가 공동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