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아낀 청와대 … “이참에 털고 가자” 의견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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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은 28일 4시간여 동안 외부 회의를 주재했다. 과천 청사에서 비상경제대책회의, 중앙재단안전대책본부에서 가뭄 대책 회의였다. 청와대로 돌아온 건 오후 6시 안팎이었다. 당시 배석했던 청와대 인사는 “이 대통령에게서 (이 전 의원 소환 관련) 어떤 기색도 느낄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의원의 검찰 소환 소식에 청와대는 침묵을 지켰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이 대통령에게 보고됐는지, 됐다면 언제였는지 또 이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에 대해 함구했다. “청와대가 무슨 말을 하겠느냐”고 되묻는 이도 있었다.

 청와대 밑바닥엔 두 가지 기류가 있다. 우선 “안타깝다”는 반응이다. 이 전 의원은 평소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씨 사례를 입에 올리며 “잘 처신하겠다”고 말해 왔다. 또 최근까지 이 전 의원의 의원실 직원 계좌에서 입출금됐던 7억원의 출처에 대해 “문제 없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면서 이 전 의원은 무사할 것이란 기대감도 있었다. 또 다른 기류는 “이번 기회에 다 정리하자”는 쪽이다. 한 인사는 “검찰 수사를 통해 털 건 다 털고 가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대선 국면에서의 거친 여야 공세를 앞두고 문제 소지가 있는 건 사법부를 통해 먼저 정리하는 게 낫다는 의견이다.

 이 전 의원은 이날 측근을 통해 “검찰 소환 조사에 충실하게 응하고 관련 의혹에 대해선 검찰에서 성실히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의원 측 관계자는 “현재 거론되는 프라임저축은행 퇴출 저지 로비설과 관련해 이미 ‘전혀 사실무근’이라고도 밝힌 바 있다”고 덧붙였다.

 이 전 의원은 관련 의혹이 처음 제기된 2월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제가 돈을 받고 특정 저축은행의 로비를 했다는 내용은 저의 모든 명예를 걸고 결단코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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