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야한옷 입으면…" 지하철 경고문 논란

중국 상하이지하철공사가 여성 승객들에게 성희롱을 피하려면 노출이 심한 옷을 입지 말라는 권고를 해 중국 네티즌들에게 뭇매를 맞고 있다.

26일 홍콩 언론에 따르면 상하이지하철 제2운영공사는 지난 20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속이 비치는 얇은 옷을 입고 승강장에 서 있는 젊은 여성의 뒷모습 사진을 올리고 “이렇게 입으면 희롱당하지 않는 게 이상한 일”이라며 “지하철에는 변태성욕자가 있을 수 있고 그들을 없애기는 어려우니 아가씨들은 자중해 달라”고 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성차별이라는 비난과 불쾌하다는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일부 중국 여성들은 일부러 히잡을 두르고 마스크를 쓴 채 상하이 지하철 2호선 열차에 올라타 공사 측을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 마카오대 대학원생은 중국 현지 언론에 글을 기고해 “지하철 공사가 올린 글 뒤에는 성희롱을 당하는 여성들은 그들이 (성희롱을) 요구한 셈이라는 메시지가 숨어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공사 측을 옹호하는 의견도 상당하다. 25일 중국 최대 포털인 시나(新浪) 웨이보에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1만7000명 중 70%가 ‘여성이 지하철을 탈 때 좀 더 보수적으로 옷을 입어야 한다’고 답했다. 상하이지하철공사 측은 사과를 거부한 채 문제의 글도 여전히 웨이보에 올려놓은 상태다.

온라인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