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부작용 없는 ‘칭찬의 기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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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말따]

흔히 칭찬을 하면 무조건 긍정적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칭찬하느냐라는 방법적인 측면이 함께 따른다. 가령, “넌, 참 대단해.” “어쩜 그렇게 머리가 좋니?” “거참, 똑똑하네.”라며 막연하고 추상적이며 능력을 인정하는 칭찬을 주로 하게 된다. 이런 칭찬들은 칭찬을 받는 사람에게 자칫 의구심을 주거나 부담을 주기가 쉽다. 왜냐하면 자신의 어떤 행동이 그렇게 보였는지에 대한 근거가 없기 때문이다. 또한 능력을 인정하는 쪽으로 초점을 맞추면 자신은 그렇지 않은데 타인에게 비춰진 자신의 모습에 대한 부담으로 타인의 기대에 맞춰서 행동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능력보다 낮은 수준으로 문제를 선택해 자신의 성취 욕구나 능력 수준에 맞추기 보다는 결과 중심으로 행동하려는 경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효과적인 칭찬을 위해서는 효과적인 방법 제시가 뒤따라야 한다. 여기서 소개할 칭찬법은 ‘보석 칭찬’법이다. 보석 칭찬은 칭찬할 대상에 대한 행동에서 인성의 기본 바탕이 되는 미덕의 가치를 찾아 인정해주는 칭찬이다. 사람의 행동, 말은 그냥 하는 것이 아니라 미덕의 가치를 행동의 축으로 한다는 것이다. 먼저, 대상에 대한 칭찬행동을 찾는다. 두 번째는 그 칭찬행동에서 발휘된 미덕의 가치가 무엇인지 발견하는 과정이다. 세 번째는 그 상황에서 그 미덕을 발휘하는 대상을 보고 든 생각, 느낌을 표현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교실에서 친구들과 함께 쓰는 칫솔소독기 문이 망가졌을 때 학생에게 부탁하고 정리해 놓은 모습을 발견했다면 즉시 “효민아, 교실에 있는 칫솔소독기의 망가진 문을 고친 후, 소독기 바닥에 흩어진 칫솔을 고리에 걸어놓은 것을 보면(칭찬행동) 배려의 보석이 빛나는구나.(빛난 보석) 그런 효민이가 참 기특해. 고마워!”(내 마음)

남미정 배방초 교사

 이렇게 칭찬하면 어떨까? 그 칭찬을 들은 학생은 과연 부담을 가질까? 결코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자신이 한 행동을 언어로서 그림처럼 확인해 주고, 그 행동의 바탕에 깔린 배려라는 미덕의 가치를 인정해 주면 자신의 가치를 편하게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이런 ‘보석 칭찬’은 칭찬을 듣는 사람에게 단순히 ‘기분 좋다’가 아니라 ‘나의 행동 속에 배려의 가치가 있었구나. 이렇게 남을 위해 하는 행동이 배려라는 것이구나’라며 미덕의 가치를 구체적 행동과 상황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결과로 아이들은 자신과 타인의 행동을 보면 즉시로 미덕과 연결해 생각하고 자기 행동을 조절하려는 의도를 낸다는 것이다. 그리고 타인의 행동을 보면서 가치로운 미덕과 연결하여 생각하려는 경향성이 높아진다. 이와 같이 미덕의 가치들을 행동 속에서 언어로서 확인해주고 인정해 주면 자기 긍정성과 타인 긍정성이 높아진다. 이런 긍정성은 자발적 행동동기를 향상시키며, 매사 자신감 있게 행동하고, 개방적이며 원만한 친구 관계를 형성하며 환경에 적응적으로 행동한다는 것이다.

남미정 배방초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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