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적 수입 애플, 판매사원 월급은 고작…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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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애플스토어에서 노트북, 아이패드 등을 75만 달러(약 9억원)를 팔아 '세일왕'으로 등극한 미국 뉴햄프셔 지점의 조던 골슨(Jordan Golson)씨는 시급으로 11.25달러(약 1만3500원)를 받았다. 조단은 "애플의 오랜 팬으로서 이 직업이 좋다고 생각하지만, 회사의 매출액과 나의 월급을 비교했을 땐 마음이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유타주 애플스토어에 일하는 잭 플릭은 지난해 시간당 임금이 49센트(약 600원) 올라 14.42달러(약 1만7000원)를 받았다. 그는 “애플이 종업원을 배려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최대 25%가량 봉급을 올린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하지만 우리 지점은 예외”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23일(현지시각) 애플스토어에서 일하는 종업원들이 지나치게 낮은 봉급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내 애플 직원 대부분이 애플스토어 등 소매점에서 근무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상당수가 미국 근로자의 평균연봉에도 못미치는 수준의 급여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애플의 미국내 임직원 4만3000여명 중 3만명 정도가 애플스토어 등 소매점에서 근무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중 상당수의 연봉 수준이 2만5000달러(약 2천900만원)선에 그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전세계에 327개의 애플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전세계 애플스토어 매출은 160억 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장 직원 1인당 47만3000달러(약 5억6000만원)를 벌어들인 셈이다. 이는 미국 내 소매점 판매 중 최고 수준이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 근로자의 평균 연봉이 3만9300달러(약 4700만원)에 달했던 것과 비교했을 때 애플의 평균 연봉은 낮은 수준이다. 뉴욕타임스는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애플 실적을 위해 노동하는 근로자들의 충성도에 비해 연봉은 낮다"며 "팀 쿡 등 CEO와 경영진에 대한 대우와 비교했을 때도 차이가 크다"고 지적했다.

이에 애플스토어 종업원을 중심으로 노조 설립 추진도 고려되고 있다. 최근 샌프란시스코 애플스토어의 한 점원은 "애플스토어 봉급 및 처우 개선과 현재 회사의 판매점에서 발생하는 부당한 관행 문제 해결을 위해 노조 설립을 추진한다"고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지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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