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소행성 충돌 대비 계획 수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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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가 공상과학소설의 소재가 될 법한 소행성의 지구충돌 가능성을 관찰하고 그 대비책을 마련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영국 과학장관인 세인스베리 경(卿)은 24일 B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소행성등 `지구 근접 물체''의 잠재적 위험은 각국의 협력이 필요한 국제적 문제"라면서 "(지구와 충돌할) 물체가 크지 않다면 충돌 예상 지역의 주민들을 다른 곳으로 소개시키거나 이 물체의 진로를 바꾸는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정부는 이에 따라 우주 물체 관찰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관측장비들을점검하고 `지구 근접 물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시설을 설립하는 한편 긴급 피난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지구 근접 물체''는 초속 16-32㎞의 속도로 지구와 가까운 궤도를 따라 움직이는 소행성이나 혜성을 지칭하는 것으로, 반경이 50m 이하인 물체의 경우 대기 진입과정에서 불에 타 없어져 버리지만 이보다 큰 물체는 평균 100년에 한 번씩 지구 표면을 강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한 지역, 또는 지구 전체를 황폐화시킬 수 있는 크기의 소행성이 10만년에 한번씩 지구와 충돌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6천500만년전 현재의 멕시코 인근 해안에서 발생한 소행성의지구 충돌이 공룡의 멸종을 초래한 것으로 보고 있으며, 1908년 소행성이 시베리아를 강타했을 때는 그 충격으로 인근 수백 ㎞ 지역의 나무가 쓰러졌다.

지난해 영국 정부의 지원을 받은 한 과학자 특별위원회도 영국이 소행성 충돌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국제적 노력에 기여해야 한다고 촉구했었다.

세인스베리 장관은 영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및 유럽항공우주국(ESA)과소행성의 위협에 대비할 수 있는 방안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랫동안 소행성 충돌 위험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을 펴 온렘비트 오피크 의원은 영국 정부의 이번 결정에 환영의 뜻을 표시하면서 "세인스버리 경이 우리의 주장에 귀를 기울였기 때문에 세계의 종말은 이제 가까히 있지 않을수도 있다"고 말했다.

오피크 의원은 과거 하원에서 소행성에 의해 죽음을 맞게 될 가능성이 복권에당첨될 확률에 비해 750배나 높다고 주장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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