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가르시아파라, '레드삭스의 수호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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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로드리게스(텍사스 레인저스) 2억5천2백만달러, 데릭 지터(뉴욕 양키스) 1억8천9백만달러.

그렇다면 이들과 함께 메이저리그의 3대 유격수로 꼽히는 노마 가르시아파라(보스턴 레드삭스)의 몸값은?

놀랍게도 가르시아파라의 올 시즌 연봉은 685만달러다.

가르시아파라는 신인왕을 수상한 1997시즌 직후 2천3백만달러에 5년 계약을 맺었다.

로드리게스나 지터가 '대박'을 꿈꾸며 장기계약을 거절한 반면, 가르시아파라는 팀의 제안을 순순히 받아들였다. 덕분에 보스턴은 가르시아파라 때 아껴둔 현금으로 페드로 마르티네스와 매니 라미레스를 잡으며 전력을 강화할 수 있었다.

가르시아파라의 계약은 2004년에 끝난다. 보스턴은 내년에 860만달러를 지급하며 옵션 기간인 2003년에는 1천50만달러, 2004년에는 1천150만달러를 지불한다.

하지만 보스턴의 댄 듀켓 단장은 21일(한국시간)에 있었던 '보스턴 글로브'와의 인터뷰에서 스프링캠프가 끝나기 전, 가르시아파라와의 대형 계약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계약 기간이 3년이나 남아 있는 상황에서 재계약을 서두르는 이유는 간단하다. 로드리게스, 지터의 초대형 계약으로 박탈감을 느낄 수 있는 가르시아파라의 사기 진작을 위해서다. 보스턴은 그가 보스턴에서 은퇴할 수 있도록 10년 이상의 '종신계약'을 추진중이다.

이에 대한 가르시아파라의 반응도 긍정적이다. 이미 그는 야구 인생을 보스턴에서 끝내고 싶다는 의견을 심심치 않게 밝힌 바 있다.

가르시아파라에게 있어서 올 시즌은 그동안 저평가되어왔던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뽐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타점 머신' 라미레스의 가세 덕에, 어깨가 한결 가벼워졌기 때문이다.

모 본(현 애너하임 에인절스)의 이적 후, 상대투수들에게 집중적인 견제를 받아왔던 가르시아파라는 강타선에 몸담고 있던 로드리게스나 지터만큼은 자유롭지 못했다.

모두들 돈을 좇는 빅리그에서 가르시아파라는 팀에 대한 사랑이 얼마나 멋진 것인가를 알려주는 몇 안되는 슈퍼스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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